광주 군공항 이전 ‘3자 회동’ 실질적 성과 거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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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광주 군공항 이전 ‘3자 회동’ 실질적 성과 거둬야
7월 시장·지사·무안군수 만나기로
반대 입장 여전 ‘빈손만남’ 우려
무안공항 KTX 정차 불구 침체
“무안 미래 위해 필요” 찬성여론도
  • 입력 : 2024. 06.23(일) 17:57
  • 노병하·오지현 기자
강기정 광주시장이 지난 6월11일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무안 민간·군공항 통합 이전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갖는 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이날 강 시장은 무안 일로 전통시장에서 광주공항의 무안 이전을 홍보하려던 계획을 전격 취소했다. 나건호 기자
광주 민간·군공항 이전을 둘러싼 광주시와 전남도, 무안군 간 3자 회동이 7월 중에 열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그간의 반목을 딛고 의견 접근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무안 내 군공항 이전을 반대하는 입장이 여전히 힘을 얻고 있는 상황에서 3자 회동이 ‘빈손 회동’으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광주시, 전남도, 무안군 등은 지난 11일 강기정 광주시장의 무안 현지 방문 공항 이전 캠페인을 취소하는 대신 7월 중 3자 회동을 하기로 약속했다. 구체적인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3자 회동의 핵심 주제는 군공항 이전 반대의 주된 이유인 ‘소음 문제’다.

민간·군공항 이전과 관련해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무안군 군공항대응팀 관계자는 “군공항이 있는 상태에서 발전한 지역이 없다”면서 “소음 역시 110만평 완충제가 모든 걸 다 막아줄 것처럼 말하지만 그 외의 넓은 지역에서 피해를 보는 것은 숨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도 물론이지만, 더 청각이 예민한 가축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군공항 이전은 지역발전이 아니라 지역 발목잡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실제 광주시와 전남도 역시 소음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광주 군공항 일대 소음 영향권은 40여㎢ 반경에 5만4000여명이다. 공항시설이 무안으로 이전할 경우 소음 예상지역은 무안국제공항이 위치한 망운, 운남, 현경면 일대 19㎢다. 이는 무안군 전체 면적으로는 4.2%, 전체 가구 기준으로는 12.7%가 영향권에 속한다.

광주시는 새로운 공항이 현 시설보다 2배 가량 크게 건설되는데다, 그 중 4분의1은 현 광주 군공항에는 없는 소음 완충지역임을 들어 우려만큼 민간 소음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무안군민을 설득하고 있다. 광주시의 경우 소음이 도심에 갇히는 구조이나, 무안은 비행 반경이 해안 중심이라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광주시와 전남도의 설득에 무안 내에 광주 민간·군공항 이전에 찬성하는 이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김용봉 무안이전찬성추진위원장은 “군공항 이전 문제는 광주시와 전남도, 그리고 무안군의 가장 큰 현안이다. 그러나 3자 회동과 관련해 무안군이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지금으로서는 사실상 하나마나 한 회담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무안군의 미래를 위해 군공항 이전은 필수적이다. 김산 군수는 2년 뒤 지방선거에서 3선에 성공하려는 개인적인 야욕을 버리고 무안의 발전 및 개발을 위해 공항 이전 문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연호 전남도 무안공항활성추진단장은 “7월 중 열릴 3자 회동을 통해 전남도와 광주시, 무안군이 대화의 물꼬를 트고 의미있는 진전을 이루길 희망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광주시가 이전지역 지원 구체화 및 조례 제정 등 조금 더 전향적인 대책을 제시해 무안군 및 무안군민들을 설득하는데 적극 나서야 하며, 무안군 또한 열린 마음으로 대화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 전남도 또한 광주시와 무안군 사이에서 조정과 중재를 통해 이번 3자 회동에서 진전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찬성기류 확대는 무안공항 활성화 필요성에서 비롯된다. 무안공항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KTX가 정차하는 공항임에도 불구하고 침체돼 있는 상태다.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막대한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공항을 닫아야 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타 지역에서는 “군공항 이전을 저렇게까지 반대하는데 굳이 관련 지자체에 대규모의 예산을 지원해줄 필요가 있느냐”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실제 대구는 무안군의 상황을 토대로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 후보지인 군위군을 대구로 편입시킨 바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군공항 이전은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는 사업이다. 무안군이 저렇게 반대하는데 지역을 완전히 탈바꿈시킬 수 있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굳이 투자해야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광주시장, 전남도지사, 무안군수 간 대화가 성사된 것 자체는 고무적이지만, 성과 없는 빈손 회동이 될 경우 군공항 이전 문제가 더욱 심각한 답보상태에 빠질 수 있어 당사자들의 부담도 매우 큰 상황이다.

광주시 군공항이전본부 관계자는 “무안에서도 (대화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고, 찬성 기류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여러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고 충분한 대화를 통해 통합군공항에 대한 진전이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병하·오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