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력전’ KIA의 적, 외부 아닌 내부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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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타이거즈
‘총력전’ KIA의 적, 외부 아닌 내부에 있었다
한화 더블헤더 1차전 8-9 재역전패
최원준 8회초 1사서 타구 판단 실수
김도영 구단 최초 전반기 20-20 등
류현진 상대 홈런 세 방 모두 무위로
  • 입력 : 2024. 06.23(일) 18:51
  •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
KIA타이거즈 외야수 최원준이 지난 4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자이언츠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홈경기에서 뜬공을 처리하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KIA타이거즈가 이범호 감독의 예고대로 총력전을 펼쳤다. 올 시즌 피홈런이 1개에 불과했던 한화이글스 류현진을 상대로 중심 타선에 자리한 세 타자가 모두 홈런포를 가동하며 확실한 기싸움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경기 막바지 치명적인 수비 실수가 모든 노력을 허사로 만들었다. 실책으로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햇빛 때문에 타구 위치를 놓치면서 역전 빌미를 줬고, 마무리 투수 정해영은 어깨를 붙잡고 자진 강판되는 사태까지 맞았다.

KIA는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시즌 7차전(더블헤더 1차전)에서 8-9 재역전패를 당했다. 연승이 중단된 KIA는 올 시즌 44승 1무 30패(승률 0.595)로 2위 삼성라이온즈에 2경기 차 추격을 허용했다.

KIA는 선발 황동하가 지난주 두 차례 등판 여파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초반 흐름을 내줬다. 황동하는 2회초 이도윤에게 희생플라이, 이원석에게 적시 2루타를 맞으며 0-2로 끌려갔고 3회초에는 1사 후 노시환에게 볼넷, 안치홍에게 안타를 내주며 1·2루 위기를 맞은 뒤 채은성에게 우중월 홈런을 허용하며 0-5까지 끌려갔다.

KIA 타선은 홈런포를 앞세워 흐름을 반전했다. 4회말 선두타자 김도영과 최형우가 백투백 홈런을 터트리며 2-5로 추격했다. 올 시즌 14경기에서 피홈런이 1개에 그쳤던 류현진에게 충격을 선사하는 순간이었다.

특히 김도영은 이 솔로포로 프로 데뷔 후 첫 20홈런-20도루에 성공했다. KBO 리그 통산 다섯 번째 전반기 20홈런-20도루이자 역대 최연소 2위(20세 8개월 21일), 최소 경기 공동 3위(73경기)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KIA에서는 12번째이자 2018시즌 로저 버나디나 이후 6년 만이다.

류현진의 충격은 5회말에도 이어졌다. KIA 타선은 선두타자 소크라테스가 볼넷, 김도영이 안타를 뽑으며 무사 1·2루 기회를 맞은 뒤 최형우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나성범이 좌월 홈런을 터트리며 5-5 동점을 만들었다. 3번 김도영과 4번 최형우, 5번 나성범까지 중심 타선이 모두 홈런포 가동에 성공했다.

타선의 흐름은 끊기지 않았다. 장현식이 7회초 김태연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며 5-6으로 다시 리드를 내줬으나 7회말 박상원을 상대로 최형우의 적시타, 나성범의 2타점 적시 2루타가 나오면서 8-6으로 첫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8회초 치명적인 수비가 나왔다. 전상현이 1사 후 이원석에게 우익수 방면 뜬공을 유도했는데 최원준이 타구 위치를 놓쳤다. 이원석의 속도를 감안하면 그라운드 홈런이 될 수도 있었지만 김호령이 빠르게 수비를 커버하면서 3루타가 됐다.

챔피언스필드에서 낮 경기가 열리는 경우 경기장 특성상 외야수들이 햇빛과 마주 봐야 하지만 홈구장임을 감안하면 익숙한 환경이기 때문에 충분히 정상적인 수비가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었다. 기록 역시 실책이 아닌 3루타로 기록됐지만 아쉬운 장면이었다.

이 장면은 그대로 실점으로 이어졌다. 전상현이 다음 상대 장진혁에게 적시타를 맞았고, 페라자에게 땅볼을 유도했지만 3아웃이 아닌 2아웃에 머물렀다. 이후 노시환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8-8 동점이 됐다.

기본을 망각한 수비의 여파는 9회초에도 이어졌다. 클로저 정해영이 등판해 1사 후 김태연에게 좌월 홈런을 맞으며 8-9 재역전을 허용했다. 이어 최재훈을 플라이로 처리했으나 이도윤을 상대로 볼 세 개를 연거푸 던진 뒤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트레이너를 호출했다.

정해영은 곧바로 김대유와 교체돼 마운드를 내려갔고, 다음 날 검진을 실시할 예정이다. 선수가 스스로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트레이너를 호출한 것을 감안하면 우려가 큰 상황이다.

클로저를 잃은 KIA는 9회말 마지막 공격을 허무하게 마무리했다. 김도영이 플라이, 최형우가 땅볼로 물러난 뒤 김호령이 번트를 시도했으나 무위에 그치며 총력전을 패배로 끝냈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