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지출 줄인다” 사회초년생, 알뜰폰 쓰고 편의점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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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고정지출 줄인다” 사회초년생, 알뜰폰 쓰고 편의점 식사
중·저소득층 월 실수령액 195만원
‘고물가 누적’에 월 저축액도 줄어
20·30대 알뜰폰 이용자 큰폭 증가
"불필요한 외식·데이트 비용 부담"
  • 입력 : 2024. 06.23(일) 16:41
  • 나다운 기자 dawoon.na@jnilbo.com
누적된 고물가 속에 고정지출·식비를 줄이기 위해 ‘알뜰폰’, ‘교통비 할인카드’를 이용하고 집이나 편의점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중·저소득층 사회초년생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한 청년이 편의점에서 식사하는 모습.
중·저소득층 사회초년생들이 누적된 고물가 속에 고정지출·식비를 줄이기 위해 ‘알뜰폰’, ‘교통비 할인카드’를 이용하고 집이나 편의점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등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물가가 급등한 2021년 전보다 소비가 늘어 지출을 최대한으로 줄여도 월급의 절반도 저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중저소득층은 기준중위소득 50~150% 이하에 해당하며 1인 가구 기준으로 보면 기준중위소득 100%는 222만8445원이다. 최저임금 기준으로 월급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주휴시간 35시간을 포함해 하루 8시간, 주 5일 209시간을 근무해 206만740원을 받게 된다. 여기에 4대 보험 등을 제외하면 실수령액은 약 195만원으로 200만원을 넘지 않는다.

● 통신비·교통비 절약 ‘안간힘’

광주에서 자취생활을 하는 공준식(28)씨는 ‘알뜰폰’으로 휴대폰 요금제를 변경해 통신비를 줄이고 ‘교통비 할인카드’를 이용해 교통비를 절약하는 등 고정지출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공씨는 “최대한 지출을 줄이고 있는데도 저축하는 돈은 줄어드는 기분이다”며 ‘월세/식비/교통비/통신비/기타지출’로 나뉜 가계부를 가리켰다. 가계부에는 김씨가 한 달간 지출한 금액이 표로 정리돼 있다. 실수령 약 195만원에 월세·관리비 35만원, 식비 40만원, 교통비 6만원, 통신비 2만원, 기타 지출 약 20만원을 제외하고 나면 월급의 절반도 저축하지 못했다.

공씨는 “통신비도 아까워서 1~2만원대에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알뜰폰으로 변경했다. 교통비 절약을 위해 할인카드를 이용하고 택시 등 다른 이동 수단은 웬만하면 이용하지 않는다”며 한숨을 쉬었다.

2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휴대전화 회선 현황 중 고객용 휴대전화의 알뜰폰 회선 수는 921만735회선에 달했다. 600만대 회선을 유지하던 알뜰폰이 2022년 12월 726만9908 회선으로 지난해 같은 달(608만2652 회선)에 비해 118만7256 회선 상승한 이후 꾸준히 이용자가 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916만5135 회선으로 처음 900만 회선을 달성했다.

컨슈머인사이트의 조사 결과를 보면 2022년 12월 기준 알뜰폰 핵심 고객층은 20·30대 MZ세대가 차지했다. 20대와 30대 알뜰폰 이용자를 합친 비율은 2018년 33%에서 2022년 49%로 늘었다. 알뜰폰 체감 만족률은 20대가 66%, 30대가 63%로 다른 연령대보다 높았고 같은 연령대의 통신 3사 이용자에 비해서도 10%P 이상 앞섰다.

● 집·편의점에서 식사 해결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김명은(26)씨는 식비를 아끼기 위해 불필요한 약속과 외식을 줄이고 집이나 편의점에서 식사를 해결하고 있다. 집에서 요리해 먹기 위해 마트에 가면 생각보다 비싼 식재룟값에 어쩔 수 없이 ‘간편식’이나 ‘냉동식품’에 손이 간다. 데이트 비용 부담으로 연애도 남의 일이 된 지 오래다.

김씨는 “적은 월급으로 어떻게든 살아가려다 보니 이것저것 따지게 된다. 자취 생활을 하는 사회초년생들은 다 비슷할 거라고 생각한다”며 “중요한 약속이 있을 때 말고는 식사도 집이나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해결한다. 자취생에게 영양제, 과일, 간식 등은 사치라 구매가 망설여진다”고 말했다.

이날 통계청에 따르면 광주지역 소비자물가지수(2020=100)는 2021년 102.57로 전년대비 증감률 2.6%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에는 107.79로 지난해보다 5.1% 상승했고 2023년은 111.76으로 전년대비 3.7% 증가했다. 전남은 2021년 102.62로 전년보다 2.6% 올랐고, 2022년과 2023년에는 각각 108.43, 112.20으로 지난해보다 5.7%·3.5% 상승했다.

지난달 기준으로 보면 광주·전남지역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각각 3.2%, 2.9% 상승했다.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광주·전남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각각 3.3%, 3.5% 상승, 신선물가지수도 각각 16.6%, 14.4% 상승해 장바구니 물가에 대한 소비자 부담은 여전할 전망이다.
나다운 기자 dawoon.na@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