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 미테구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에 꽃 장식이 놓여져 있다. 뉴시스

이탈리아 사르데냐 섬에 해외 14번째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진다.

20일 정의기억연대는 오는 22일(현지시각) 오전 11시(한국시간 오후 7시) 이탈리아 사르데냐 섬 스틴티노시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운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3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 시립공원 공립 도서관 앞에 세워진 이후 14번째 해외 소녀상이다.

소녀상은 스틴티노시가 제공한 공공부지에 자리하게 되며, 공공부지에 소녀상이 놓이는 것은 지난 2020년 9월 독일 베를린 이후 두 번째다.

스틴티노 시청에서 약 200m 떨어진 해변에 위치한 해당 공공부지는 해마다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다.

정의연에 따르면 스틴티노시에 설치될 평화의 소녀상 비문에는 과거의 범죄를 부인, 소녀상 건립을 방해하는 일본 정부의 행위가 ‘부정의’임을 명시할 예정이다.

소녀상 비문은 설치 지역별로 내용이 조금씩 다른데, 스틴티노시의 소녀상에는 최초로 일본의 책임을 강조한 내용을 담은 것이다.

한국어 외에도 이탈리아어와 영어로 적힌 비문이 별도의 안내판으로 설치될 예정이다. 또 QR코드를 함께 넣어 더 많은 언어로도 비문을 읽을 수 있도록 한다.

스틴티노시는 소녀상이 세워지는 오는 22일(현지시각) 제막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제막식에서는 스틴티노시 리타 시장의 축사와 정의연 이나영 이사장의 연설이 진행되며 현지 합창단의 아리랑 공연 등도 이뤄진다.

한편 평화의 소녀상은 일본군성노예제 문제의 역사적 사실을 기억하고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전시 성폭력이 중단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만든 조형물로, 여성 인권의 상징물로 통한다. 앞서 정의연은 지난해 12월 스틴티노시에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제안했다. 당시 리타 시장은 “우리 영토에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지는 것을 환영한다”며 “인류와 여성에 대한 모든 형태의 폭력을 낙인찍겠다는 확고한 의지”라고 답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