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시민 정신 건강 관리 늦었지만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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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시민 정신 건강 관리 늦었지만 환영한다
광주시, 7월부터 심리 상담
  • 입력 : 2024. 06.06(목) 17:50
광주시가 오는 7월부터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에게 전문 상담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 올해 처음 시행하는 이 사업은 우울·불안 등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시민에게 심리상담 서비스를 제공해 보다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늦은 감이 있지만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나 우울 증상 등으로 힘들어하는 시민의 일상회복을 돕겠다는 광주시의 대응을 환영한다.

코로나19와 빈발하는 사건 사고 등으로 시민들의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것은 오래전이다. 얼마 전에는 우울이나 불안 등 광주지역 전체의 정신건강 지표는 개선됐지만 20∼30대 청년들의 정신건강이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라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관계장애를 의미하는 사회적 불안을 느끼는 청소년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당장 국립정신건강센터가 조사한 20~30세대의 사회갈등 인식에 따르면 2010년에는 진로와 대인관계 등 일상이 문제였던 반면, 2020년에는 박탈감과 좌절감 등 부정 정서를 호소하는 청년이 늘어났다.

성인들이 겪는 정신건강도 위태롭기는 마찬가지다. 매년 산업재해와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사람들의 숫자를 모두 합친 것보다도 많은 사람이 극단적 선택으로 삶을 마감한다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이 가장 높다는 것도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어릴 적 겪었던 경험이나 사고로 남게 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시민도 많다. 얼마 전 강기정 광주시장이 ‘감당 못할 위기를 홀로 겪지 않도록 사회에서 시민 한 명 한명의 정신건강을 지키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 사회의 특성상 남녀와 빈부, 이념, 세대, 지역 등의 갈등은 정신건강을 해치는 주 요인이다. 정치와 사회 등 각 분야에서 빈발하는 충격적 사건사고들도 시민의 정신 건강을 위협한다. 광주시는 시민의 정신건강 관리를 위한 첫걸음을 뗀 만큼 더 많은 관련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 정신이 건강해야 육체도 건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