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결코 소홀해선 안될 학교급식 근무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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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결코 소홀해선 안될 학교급식 근무환경
도의회 교육위 지원 조례 통과
  • 입력 : 2024. 06.04(화) 17:29
전남도내 초·중·고 급식실 근무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남도의회 박형대 의원이 대표 발의한 전남교육청 학교급식 관계자 근무환경 개선 지원 조례안이 4일 제381회 교육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주요 내용은 학교급식 관계자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시행계획 수립, 급식기구 현대화 지원 확대, 조리실무사의 건강과 휴식을 위한 대체전담인력제 운영, 적정 인력 보장 등이다.

이번 조례안은 급식실 종사자들의 절박한 요구와 직종 간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 1년간 토론과 조정을 거친 결과라고 한다. 종사자들이 원하는 실질적인 근무환경 개선이 기대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동안 학교급식실은 ‘죽음의 급식실’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노동환경이 열악했다. 고온 다습한 환경과 음식조리 시 발생하는 오염물질 등에 장기간 노출되면서 근로자 가운데 폐암환자들도 속출했다. 지난해 전남에서는 2190명 노동자가 검진을 받았고, 이 중 2명이 폐암으로 확진 됐다. 22명은 폐암 의심 소견이 나왔다. 최근 5년 새 조리 과정에서 손가락 절단 사례도 6건에 달했다.

열악한 급식실 환경 탓에 근로자들의 소중한 건강과 생명이 위협받고 있지만 교육당국의 대처는 늘 사후약방문식이다. 급식실 노동자들의 높은 폐암 발병률에도 지난해 각 시·도 교육청 점검결과 전체 학교의 94%가 환기시설 설비 기준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가락 절단 사고가 잇따르자 양념분쇄기의 위험성 해소를 위해 재료 손질이 필요 없는 김치완제품 사용을 권장하도록 교육청에 건의했으나 이 또한 말뿐이었다.

이제라도 조례를 만들어 학교 급식 근무환경 개선에 나선다는 점은 반가운 일이지만 부끄럽기 짝이 없다. 그동안 급식실 종사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못한 국가나 교육당국에 원망이 크다. 급식실 환경은 아이들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중요한 곳이다. 급식실 종사자들의 헌신과 노력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학교급식실 근무환경 개선 노력은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