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창·최영태>전남대학교와 광주교대의 통합 필요성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테마칼럼
교육의 창·최영태>전남대학교와 광주교대의 통합 필요성
최영태 전남대 명예교수
  • 입력 : 2024. 04.28(일) 15:29
최영태 명예교수
정부는 지난해 11월에 글로컬대학30 10개를 선정했다. 글로컬대학에 선정된 대학들에는 5년 동안 총 1000억원씩을 지원한다. 작년 교육부가 글로컬대학 선정의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았던 것은 대학 구조조정과 대학 간 통폐합이었다. 거점 국립대학교 중 통합에 소극적이었던 전남대, 경북대, 충남대가 탈락하고, 부산교대와 통합안을 제시한 부산대가 선정된 점이 이를 잘 말해 준다.

정부는 금년과 내년에도 각각 글로컬대학 10개를 선정할 계획이다. 금년에도 대학 간 통폐합과 구조조정이 선정의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 필자는 금년 1월 중순에 쓴 칼럼에서 대학이 글로컬대학 지원 등 정부의 인센티브 정책에 유혹되어 무리한 통폐합 정책을 펼친다든가 무리한 구조조정으로 대학 본연의 기능과 목표를 약화시키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전남대학교가 글로컬대학에서 탈락한 이유가 교육부의 무리한 통폐합 정책이나 구조조정에 호응하지 않아서였다면 지역민들이 전남대의 충정을 이해해줘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같은 칼럼에서 필자는 전남대학교와 광주교대의 통합은 긍정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번 글에서는 왜 그런 주장을 펼쳤는지를 좀 더 자세히 언급하겠다. 우선 전남대에는 교육대학과 유사한 성격을 가진 단과대학 사범대가 있다. 전남대 사범대는 중등학교 교사 양성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고, 교육대는 초등학교 교사 양성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사범대와 교육대는 똑같이 4년제 교육과정이다. 전남대 사범대와 광주교육대는 학과의 성격과 숫자, 교수 숫자, 학생 숫자 등 외형에서도 매우 유사하다. 이런 여러 가지 점들을 고려할 때 전남대와 광주교대의 통합은 교육적으로나 대학 경영의 효율성 측면에서 충분히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혹자는 교육대가 추구하는 초등교사 양성 교육과정과 사범대가 추구하는 중등교사 양성 교육과정은 성격에서 크게 다르다고 주장한다. 물론 다른 점이 많다. 그렇지만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양 대학의 공통점도 고려하면서 장단점을 비교해야 한다. 전남대 사범대에 다른 교육대학에 설치한 유아교육과가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교육대생들을 기존의 단과대학 체계가 아니라 종합대학 체계 속에서 공부하게 하는 것이 교육적 측면에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양 대학 캠퍼스 부지의 활용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사범대가 전남대 광주 캠퍼스의 14개 대학 중 하나로 존재하듯이 교육대도 전남대의 한 개 단과대학으로 존재하고, 그 내에서 사범대와 교육대가 함께 교사 양성 대학으로서 특성을 더욱 밀도 있게 살려 나갈 수 있다.

초저출산 현상으로 초등학교나 중등학교 모두 교원 신규 임용 숫자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다행히 대학 신입생 모집에서 전남대 사범대나 광주교육대에 여전히 우수한 지망생들이 모여들고 있지만, 이 부분에서도 낙관은 금물이다. 신규 교원 임용 숫자의 감소와 대입 수험생 숫자의 감소라는 두 가지 악재는 양 대학 모두에게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사범대학과 교육대학의 통합 문제는 글로컬대학 선정문제와 별개로 정부 차원에서 혹은 교육계 내에서 오래전부터 논의되어온 주제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대학교와 부산교대가 작년에 통합을 선언했다. 필자가 보기에 향후 사범대와 교육대가 같은 캠퍼스에 존재하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될 것 같다. 이것이 큰 흐름이라면 나중에 강제로 따르기보다는 선제적으로 좀 더 좋은 조건을 만들어가며 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거듭 말하지만, 전남대학교와 광주교육대학이 함께할 수 없는 근본적 이유는 없다고 본다. 전남대학교 구성원 다수는 오래전부터 양 대학의 통합 문제에 대해 긍정적 자세를 취해 온 것으로 이해한다. 따라서 광주교대가 긍정적 자세로 나오면 양 대학의 통합은 어렵지 않게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인적 자원, 학생들의 사회 진출 등 여러 면에서 조건이 우리 지역 대학들보다 좋은 부산대학교와 부산교대가 통합하기로 한 전후 과정과 배경에 대해 우리 지역 대학들이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지역 대학과 광역자치단체의 원활한 협력을 중요시하고 있다. 이 기회에 광주시와 지역사회도 양 대학의 통합 문제에 관심과 지혜를 모아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