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우리 경제 위협하는 40조 원 카드론 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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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우리 경제 위협하는 40조 원 카드론 대출
금융건전성 위한 대책 내놔야
  • 입력 : 2024. 04.22(월) 17:27
지난달 카드론 잔액이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는 소식이다.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서민들이 급전 창구인 카드론으로 몰려든 영향 때문이라고 한다. 카드론 잔액이 늘어난 것은 그 자체보다, 카드론을 쓸 수 밖에 없는 가계의 절실한 상황을 보여주는 우리 경제의 경고등이다. 정부와 정치권, 자치단체의 총체적 대처가 필요하다.

2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9개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39조 4821억 원으로 역대 최대였던 지난 2월 39조 4744억 원에 비해 77억 원 늘어났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부터 2금융권이 리스크 관리를 목적으로 대출을 줄이면서 카드론으로 대출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79곳의 저축은행 가운데 지난달 신용평점이 600점 이하인 저신용자에게 3억 원 이상의 신용대출을 취급한 저축은행은 13곳에 불과했다. 지난 달 기준 7개 전업 카드사의 평균 카드론 금리도 14.44%로 집계됐다.

누구나 쉽게 돈을 빌릴 수 있는 카드론은 일반적인 은행 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에 비해 상당히 높은 이자율을 적용해 채무자의 이자 부담을 높이는 요인이다. 소비자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 과도하게 카드론에 의존할 경우 더 많은 채무를 누적시켜 국가 전체의 재정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가계와 국가에 불필요한 경제적 부담을 지우는 것도 문제다. 고금리와 불경기, 소득정체가 심화되는 현실에서 많은 사람이 채무 불이행에 빠질 경우, 금융기관의 부실화와 경제적 불안정을 가져온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금융 당국과 은행은 서민들의 금융 건전성을 높일 수 있는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가처분소득이 적고, 빚이 많은 가계가 늘어나면 금융기관의 부실은 물론, 국가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카드론 대출만 40조 원에 육박하는 지금, 서민 가계에 힘을 보태는 것은 무엇보다 우선돼야 할 민생대책이다. 가계들도 카드론을 이용할 때는 자신의 재정 상태를 면밀히 검토하고, 장기적인 재정 계획에 부합하는지 고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