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산란·서식지 파괴에 갈곳 잃은 두꺼비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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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산란·서식지 파괴에 갈곳 잃은 두꺼비떼
섬진강 산란지 축소·변형 심각
  • 입력 : 2024. 04.22(월) 17:27
광양 섬진강 두꺼비 산란지 훼손이 날로 커지고 있다. 최근 두꺼비 서식지 주변에 대한 개발이 이뤄지면서 산란지내 습지가 메말라가고 있어서다. 두꺼비가 산란을 위해 이동 중 ‘로드킬’ 발생도 끊이지 않아 두꺼비 서식 환경 보호를 위한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22일 전남녹색연합에 따르면 광양시 다압면사무소 인근 임야에 715㎡ 규모의 두꺼비 산란 습지가 형성돼 있다. 2년 전 이 인근에 복지회관이 들어서면서 주변에 우수로가 만들어졌고, 산에서 내려온 물길이 바뀌면서 습지는 급속도로 메마르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2~3월 산란지를 찾는 두꺼비들은 메마른 습지 대신 우수관로에 알을 낳기 시작했다. 그러나 우수관로의 폭이 깊고 수량이 일정치 않아 알이 메마르거나 새끼가 우수로를 빠져나오지 못한 채 폐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올해는 이 산란지에 알을 낳으러 오는 두꺼비 떼의 움직임조차 관찰되지 않았다.

광양과 경남 하동을 가로지르는 섬진강은 ‘두꺼비 섬’자를 따와 지어졌다. 광양 진상면, 다압면도 두꺼비와 연관된 지명으로 섬진강 일대는 두꺼비와 인연이 깊다. 광양시 다압면부터 진월면까지 이어지는 섬진강 강줄기에는 두꺼비 산란지 10여 곳이 있었지만 개발 행위 등으로 점차 축소되거나 사라지고 있다. 두꺼비 떼의 산란 시기에 로드킬 마저 잦아지면서 서식지 파괴가 날로 심각해지는 상황이다. 두꺼비 집단 서식지로 알려진 진상면 비평리에 위치한 861번 지방도로가 개발되면서 매년 2~3월에 두꺼비들이 산란을 위해 도로를 건너다가 로드킬(Road kill)을 당하고 있다.

문제는 두꺼비 서식지 훼손이 심화되고 있지만 해당 지자체의 복원 사업은 전무한 실정이다. 두꺼비 서식지 대부분이 사유지라는 이유로 서식지 훼손을 막을 근거가 없다고 한다. 두꺼비는 자신이 태어난 곳에서 회귀해 알을 낳는 습성이 있다고 한다. 광양은 두꺼비의 대표 서식지인 만큼, 두꺼비를 깃대종으로 지정·보호해 서식지를 복원하려는 노력에 적극 동참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