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성부른 떡잎’ KIA타이거즈 곽도규 “1군서 시즌 완주가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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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될성부른 떡잎’ KIA타이거즈 곽도규 “1군서 시즌 완주가 목표”
비시즌 호주·미국서 특훈
2년 연속 시범경기 무실점
개막 엔트리 재진입 성공
첫 등판서 송성문에 삼진
“내 공에만 집중하면 된다”
  • 입력 : 2024. 03.26(화) 15:08
  •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
KIA타이거즈 곽도규가 지난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키움히어로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개막전에 6회초 2사 1루에서 구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상황에 관계없이 제 공에만 집중했더니 프로 첫 홀드라는 의미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네요.”

2024시즌 개막전에서 프로 데뷔 후 첫 홀드를 기록한 ‘2년차’ KIA타이거즈 곽도규(19)의 소감이다. 그는 첫 홀드를 자양분으로 1군 붙박이 필승조로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이다.

곽도규는 지난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키움히어로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개막전 후 “프로 데뷔 후 첫 홀드를 올려 기분이 좋다”며 “이번 개막전 등판이 야구 인생에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2023 KBO 신인 드래프트 5라운드(전체 42순위)로 KIA에 입단한 곽도규는 올해 필승조로 활약을 기대케 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퓨처스 스프링 캠프에 다녀와 자체 연습경기에서 존재감을 알리며 시범경기에 콜업돼 5경기 4이닝에서 무실점을 기록하며 개막 엔트리에 승선했다. 올해도 전면 개편된 투수 코치진의 신뢰를 받으며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곽도규는 “이범호 감독과 정재훈 코치, 이동걸 코치가 자신감을 심어주는 말을 해주고 믿어준다”며 “작년에는 나조차 나를 못 믿었다. 올해는 스스로를 믿기 시작했다”고 자부했다.

KIA타이거즈 곽도규와 양현종이 지난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키움히어로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개막전에 앞서 열린 행사에서 나란히 도열해 이범호 감독을 맞이하고 있다. 뉴시스
곽도규는 개막전 접전 상황에서 등판해 송성문을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이범호 감독은 선발 등판한 윌 크로우가 흔들리자 6회초 2사 1루에서 곽도규를 마운드에 올려 위기를 벗어났다. 이 감독은 이 선택을 두고 전상현, 최지민, 정해영과 함께 현재 구위가 가장 좋은 선수가 곽도규라고 평가했다.

곽도규는 “정재훈 코치와 이동걸 코치가 접전 상황에서 위기를 막아낼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얘기해줬다”며 “접전 상황에 등판시켜줬는데 임무를 완수해 기쁘다”고 말했다.

정재훈 코치와 이동걸 코치는 곽도규에게 자신감을 주입해 준 인물들이다. 개막전 위기 상황에서 신예에게 마운드를 맡기는 과감한 선택을 하면서도 전력을 다해 있는 그대로의 능력을 보여줄 것을 주문했다.

곽도규는 “정 코치와 이 코치가 새로운 것을 주문하지 않았다. 있는 그대로 보여달라고 했다”며 “사실 급하게 교체 사인이 와서 홀드 상황인지 모르고 올라갔는데 내 공에만 집중하다 보니 타자나 주자가 신경 쓰이지 않았다”고 복기했다.

곽도규는 지난 시즌을 마친 뒤 비시즌 기간 호주와 미국으로 유학을 다녀오기도 했다. 호주 프로야구(ABL) 캔버라 캐벌리에 파견돼 전반기를 소화한 뒤 조기 귀국했고, 이어 미국 시애틀 드라이브 라인 베이스볼 센터에서 맞춤형 훈련을 받았다. 이 기간 가장 크게 얻은 소득이 자신감이다.

그는 “작년에는 와인드업이나 세트 포지션에서 심리적으로 어렵게 승부 했는데 지금은 승부가 편하다”며 “개막전 등판에 아무 소리도 안 들릴 정도로 집중했다. 삼진을 잡고 나서야 만원 관중의 함성 소리가 들렸다”고 회상했다.

KIA타이거즈 곽도규가 지난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키움히어로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개막전에서 프로 데뷔 첫 홀드를 기록한 공에 양현종이 직접 응원 문구를 썼다. 곽도규 인스타그램
곽도규가 가장 존경하는 선배인 양현종은 첫 홀드 공에 ‘도전의 가장 큰 적은 경험하지 않은 자들의 경험이다’라는 문구를 적어줬다. 문구의 의미는 더 자신을 믿고 능력을 발휘하라는 뜻이다.

곽도규는 “삼진 잡고 더그아웃에 돌아와 (양)현종 선배한테 부탁했다. 말해줘 고맙다고 하면서 흔쾌히 써줬다”며 “항상 해주던 조언과 맞는 글귀인 것 같다. 마침 부모님이 경기장에 오셔서 선물 드렸는데 더 기억에 남을 첫 홀드 공이 됐다”며 기뻐했다.

그의 어릴적 롤 모델이 양현종이다. 초등학생 시절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개장 경기에서 역사적인 첫 승을 거두던 양현종의 모습을 TV로 보며 꿈을 키운 것.

곽도규는 “TV에서만 보던 선수가 내 옆에 있다는 게 의미가 크다. 개막 행사 케이크 커팅식 전 옆에 있었는데 챔피언스필드 1호 승리를 TV로 봤다”며 “우러러봤던 선배와 같은 유니폼을 입고 있다는 게 야구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선발 투수인 양현종의 뒤를 올 시즌 내내 든든히 받치겠다는 각오다. 지난해 14경기 11.2이닝에서 평균 자책점 8.49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스트라이크 비율을 높여 더 길게 1군에서 시즌을 치르겠다는 다짐이다.

곽도규는 “목표는 항상 같다. 한 경기 잘했다고 바뀌지 않는다”며 “다치지 않고 1군에 있으면서 열두 번째 우승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공 던지는 게 편해지고 자신감도 붙은 만큼 스트라이크 비율을 높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