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클린스만 경질’ 등 떠밀려 결단 내린 정몽규, 사임 여부에는 묵묵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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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일반
[전남일보]‘클린스만 경질’ 등 떠밀려 결단 내린 정몽규, 사임 여부에는 묵묵부답
임원 회의서 경질 결론
직접 브리핑 열어 발표
“전력강화위 새로 구성”
  • 입력 : 2024. 02.16(금) 19:14
  •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16일 서울 대한축구협회 축구회관에서 임원 회의를 개최한 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뉴시스
재택근무와 외유 등 잦은 논란을 일으킨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끝내 역대 전임제 감독 중 최단기간 경질의 불명예를 썼다. 다만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사임 여부에 대해 동문서답을 내놓고, 전력강화위원회에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발언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16일 서울 대한축구협회 축구회관에서 임원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임원 회의는 앞서 정 회장이 불참했던 임원 회의에 이어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에서도 클린스만 감독을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으면서 긴급 소집됐다.

정몽규 회장은 회의 직후 브리핑을 개최하고 “아시안컵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모습으로 국민들께 큰 실망을 드려 대단히 송구하다”며 “국가대표팀을 운영하는 수장으로서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대한축구협회는 이번 아시안컵을 마치고 국가대표팀에 대한 전반적 분석과 평가를 진행했다”며 “해당 논의를 종합적 검토한 끝에 국가대표팀 감독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며 경질 소식을 알렸다.

다만 수장으로서 감독 선임 절차에 대한 책임에는 명쾌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새로운 전력강화위원회를 구성과 위원장 선발 후 차기 감독 선임 작업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책임을 떠넘기는 모양새였다.

정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운영, 선수 관리, 근무 태도 등 지도 능력과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경쟁력과 태도가 국민 기대치와 정서에 미치지 못했고 앞으로 개선되기 힘들다는 판단이 있었다”며 경질 사유에 대해 전력강화위원회의 논의 내용만 언급했다.

또 사퇴 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감독 선임 과정에서 여러 오해가 있다”며 “파울루 벤투 감독 선임 때와 동일한 프로세스였다. 벤투 감독은 3순위 후보였고, 클린스만 감독은 61명에서 23명으로 좁혀진 뒤 최종 5명에서 마이클 뮐러 위원장이 결정했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답변을 내놨다.

한편 클린스만 감독은 경질이 결정된 직후 대한축구협회의 공식 발표가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인스타그램에서 대한축구협회 공식 계정을 언팔로우하고 작별을 암시하는 글을 남기며 끝까지 팬들을 무시했다는 논란을 유발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인스타그램에서 “모든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팬들에게 진심으로 고맙다. 당신들의 성원이 아시안컵 준결승 진출과 12개월간 13경기 무패의 성과를 이끌었다”는 글을 남긴 뒤 X(트위터) 계정 소개에서는 ‘한국 감독, 전 미국과 독일 감독’이라는 문구를 ‘독일과 미국, 한국을 지휘했다’고 변경했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