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르는 재난 현장,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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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르는 재난 현장,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
나눔으로 행복한 시간
김동수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혈액원장 | 지식과 감성 | 1만3000원
  • 입력 : 2023. 08.10(목) 16:50
  •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
대한적십자사 자원봉사자들이 지난달 14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남중부봉사관 구호창고에서 수해 이재민 지원에 대비해 담요와 음식 등 긴급구호세트를 점검하고 있다. 뉴시스
광주 학동 철거건물 붕괴사고,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 이태원 압사 사고, 최근 오송지하차도 침수 사고까지, 재난이 끊이지 않는다. 그곳에서 가족의 생사를 기다리는 사람들,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사람들, 전쟁을 피해 온 난민 등과 함께 하는 이들이 있다. 소리 없이 묵묵히 주어진 일을 하는 자원봉사자들이다.

1992년 대한적십자사에 입사해 인도주의 현장을 지켜온 김동수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혈액원장이 에세이 ‘나눔으로 행복한 시간’을 펴냈다. 저자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부, 봉사, 헌혈 등 나눔의 현장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한다.

김 원장은 “코로나19 상황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우리 사회의 연대와 협력은 큰 힘이 됐다. 이는 기부와 봉사 헌혈 등 일상 속 나눔으로 가능한 것”이라며 “이 책을 통해 나눔의 시대적 필요성과 재난 속에서 위기를 극복하는 인도주의, 사랑, 희망, 행복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다”고 집필 의도를 밝혔다.

책의 1, 2부 ‘우리들의 나눔 이야기’에서 김 원장은 ‘세월호와 트라우마’, ‘제주 예멘 난민’, ‘우크라이나의 고려인’, ‘5·18 정신과 헌혈’ 등을 주제로 나눔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힌다.

2014년 4월 16일 김 원장은 그날을 비극으로 기억한다. 여객선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 침몰해 304명이 사망하고 실종됐다. 적십자는 가장 먼저 현장에 달려간 구호 단체였다. 할 수 있는 것은 구호물품 배분, 급식활동 전개, 분향소 운영 따위의 일들이었다. 하지만 가족들의 생사 소식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일밖에 할 수 없는 세월호 참사 현장에서 직접적인 물품 지원보다는 심리회복을 위한 지원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적십자는 이때의 경험을 살려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를 위탁받아 운영하기 시작한다. 사회적 재난은 물론 자연 재단에 이르기까지 심리회복의 지원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나눔으로 행복한 시간.
김 원장은 미국의 경우 재난심리회복 지원의 역사가 911 테러 이후 시작됐으나 국내의 경우 활동이 미미했음을 지적한다. 그는 “국내 재난 현장에서 심리회복 지원은 세월호 참사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며 “이후 포항 지진, 산불, 코로나19, 광주 학동·화정동 건물 붕괴사고 현장에서 심리회복 지원 활동이 빠지지 않고 이뤄졌다. 관련 예산과 인력이 더 증가할 필요성이 크다”고 말했다.

3부 ‘나눔으로 행복한 시간’에서는 현재 발생하고 있는 산불, 지진, 풍수해 등 자연재해의 원인이 기후 위기라고 꼬집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함께 실천하자고 권유한다.

3부에서는 ‘조금 덜 먹고 살아도 괜찮아’, ‘조금 덜 가지고 살아도 괜찮아’, ‘마음쓰며 살아도 괜찮아’ 등 권유형의 문장으로 소제목을 구성해 독자로 하여금 나눔에 동참할 것을 유도하며, 우리가 걷고, 먹고, 소비하는 생활에서 나눔을 실천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김 원장은 쉽게 나눔을 계획할 수 있도록 ‘누구를, 무엇을, 얼마나, 어디에 나눌 것인가’를 그간 경험을 통해 설명하고, 기부·봉사·헌혈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버킷리스트 작성처럼 한 장에 적어 보기를 권유한다. 또한 감사 일기처럼 나눔 실천을 기록하는 ‘나눔 일기 쓰기’를 제안하며.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과 같은 SNS 게시를 통해 함께하는 나눔 문화를 만들어 가자고 한다.

김 원장은 저서에서 “현대에 4·19혁명, 5·18민주항쟁과 같은 민주화 운동, 그리고 삼풍백화점 참사, 대구 지하철 참사, 세월호 희생 등 많은 재난이 발생했다”며 “우리가 민주주의를 이뤄내고 숱한 재난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기부와 봉사, 헌혈과 같은 나눔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김 원장은 “이 책을 통해 사회 각계각층의 사람들에게 나눔이 전파되고, 이를 통해 누군가에게 희망이 돼 모두가 건강하고 가치 있는 삶을 살며 행복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