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권범 부장 |
우리 속담에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시작’에 대해 특별한 의미를 두고 있다. 그래서 새 희망을 품고 다짐을 하게 만드는 한 해의 시작은 더 각별하다.
올해는 그야말로 전 세계적으로나 국가, 지역적으로 격랑에 휩싸인 한 해였다. 사실 올해처럼 다사다난했던 해도 없었던 것 같다.
검은 호랑이의 해, 국민들은 호랑이의 기운을 받아 올 한 해 경제 부흥을 기대했지만 3년째 지속된 코로나19의 어두운 그림자는 여전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비롯된 글로벌 인플레이션, 고금리 등에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더욱 혹독해졌다.
광주에선 지난 2021년 학동 붕괴 참사에 이어 또다시 발생한 화정동 아파트 붕괴 사고로 큰 충격을 받았는가 하면 아직도 믿겨지지 않는 참혹한 재난이 대한민국 한복판인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하기도 했다.
또 최악의 가뭄으로 광주에선 30년 만에 제한급수가 현실화될 전망이고, 세밑 폭설 피해까지 더해지는 등 이래저래 힘들고 지치는 일들 뿐이다.
결정적으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국민은 안중에도 없이 정쟁에만 매몰된 정치판에 민생은 멍들다 못해 무너져 가고 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마음이 그 어느때보다 무겁기만 한 이유다.
그럼에도 새해는 늘 희망과 설렘이 넘치기 마련이다. 새롭게 무엇인가를 다짐하고 시작한다는 것은 참으로 중요한 일이다.
2023년은 계묘년(癸卯年) 토끼의 해다. 토끼는 지혜로운 동물이다. 장수를 의미하기도 하고 부부애와 화목한 가정을 상징하기도 한다.
토끼가 들어가는 사자성어 중에 ‘탈토지세(脫兎之勢)’가 있다. 우리를 빠져나가 달아나는 토끼의 기세를 표현한 것인데, 생존 위기가 닥쳤을 때 빠르고 민첩하게 움직여 위기를 벗어난다는 것을 비유한다.
지금 상황과 딱 들어맞는 사자성어가 아닐 수 없다. ‘탈토지세’처럼 힘들지만 지혜롭게 대처하고 이겨내 ‘껑충’ 뛰어오르는 새해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권범 경제부장 겸 뉴스콘텐츠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