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희동(53·새내기 변호사)(308/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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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사람들
신희동(53·새내기 변호사)(308/1000)
  • 입력 : 2021. 04.29(목) 13:59
  • 최황지 기자
신희동(53·새내기 변호사)
"21일 오전 7시에 변호사 합격자 발표를 했었는데, 집사람이랑 새로고침을 계속 했었어요. 너무 기뻤죠. 그런데도 묘하게 저하고 친했던 학생들이 좀 안되가지고…, 100% 즐겁지만은 않더라고요.

원우들이 저 공부하는 거 보고 머리가 좋네 어쩌네 이런 이야길 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아요. 저는 고등학교때도 공부 그다지 못했고 대학교때도 성적이 안좋았어요. 남들 한 시간 공부하는 동안 난 두시간 하는 것 같아요. 또 나이가 있기 때문에 벼락치기는 못하죠. 전날 날을 새면 시험지 자체가 보이질 않아요.

꾸준히 해왔죠. 시험 닥쳐서 파이널 스퍼트를 내는 스타일은 아니기 때문에…. 나이가 있어서 놀만한 것도 없어요. 젊은 친구들은 어리니까 연애도 해야하고 먹고 싶은 것도 많고 경험하고 싶은 것도 많고 유혹이 많아서 그런거지…. 오히려 나이가 많아서 공부에 집중할 수 있었어요.

자기가 진짜 바라는 게 있으면 다른 유혹이 있더라도 다른 것을 위해서 자기 시간을 투자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저희 둘째 아들도 공부를 싫어하지만 자기가 원하는 걸 언젠가는 하게 될 거에요.

변호사가 되니까 첫째 아들은 축하한다고 자랑스럽다고 이야기해줬어요. 둘째는 이번에 군 제대를 했는데 아직 사춘기여서 잘됐네 그 정도 말해주더라고요. 부인은 '돈도 중요하지만 선한 영향력을 가진 가난한 변호사가 돼라'고 하더라고요. 저도 뭐 악한 사람은 되기 싫어요. 다만 집 사람이 말한 것과 같이 선한 영향력을 가진 가난한 변호사는 되기 싫어요. 선한 영향력을 가진 먹고 살만한 변호사가 되고 싶어요. 경제력이 어느정도 기준이 안되면 나쁜 유혹에 흔들릴 수밖에 없으니까요."





최황지 기자 orchi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