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와 노동자가 함께 사는 건강한 기업 키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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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와 노동자가 함께 사는 건강한 기업 키울 것"
▣청년창업가 김주재 ‘우리함께’ 대표||일제가 빼앗은 고유 밥맛 되살리고 싶어 현미 깜밥 개발||소비자 재구매율 높아 1년 만에 손익분기점 넘어 제 2공장 증설 계획||홍보 마케팅 비용 여력 없어 입소문으로 홍보…해외수출도 계획
  • 입력 : 2018. 08.05(일) 17:22
  • 최동환 기자
김주재 '우리함께' 대표
"소비자와 노동자가 함께 사는 건강한 기업으로 키우고 싶습니다."

목포 하당에서 현미누룽지를 만드는 청년 창업가 김주재(47·사진) '우리함께' 대표의 소망이다.

'우리함께'는 친환경 현미누룽지 생산 판매 업체로, 지난해 5월 설립됐다. 농사꾼이었던 김 대표는 농가소득을 올리기 위해서는 농산물 2차 가공업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고, 목포지역 마을공동체사업인 함께평화협동조합 활동을 하면서 누룽지 사업을 권유받아 창업을 하게 됐다.그는 "지으면 지을수록 손해를 보는 농사를 계속 할 수 없어서 포기하고 평소 관심을 뒀던 농산물 2차 가공업을 하기 위해 '함께평화협동조합원' 교육을 받았다"며 "교육 과정에서 쌀 소비를 늘리면 농민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누룽지 사업에 호기심이 생겼다"고 창업 배경을 설명했다.

일제가 빼앗은 고유 밥맛을 누룽지로 되살려 보겠다는 열망도 누룽지사업을 하게 된 계기였다.

김 대표는 "우리 조상들은 원래 현미를 먹었다. 그런데 일제 강점기에 일제가 군량미 비축을 위해 백미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백미는 현미보다 보관 기간이 훨씬 길었기 때문이다"며 "그래서 조상들의 고유 밥맛을 누룽지로 되살려 보고 싶은 열망을 담았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만드는 누룽지는 특이하게 친환경 무농약 햅벼를 가져와 껍질만 벗겨낸(1분도) 현미로만 사용한다. 구수한 맛을 내고 현미의 영양과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그는 "누룽지 맛은 쌀이 좌우한다. 햅쌀을 현미로 찧어 바로 밥을 지어 만들어야 최고의 맛이 난다"며 "쌀의 영양을 온전히 섭취하려면 미강(쌀겨)을 최소한으로 도정한 현미를 먹어야 한다. 도정한 지 오래된 쌀일수록 질이 떨어진다. 그래서 주문량에 맞춰 쌀을 찧고 밥을 해 누룽지를 만들다 보니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누룽지 중 최고다"고 자랑했다.

김 대표의 자부심으로 개발된 '우리함께 깜밥'은 처음엔 홍보 비용이 없어 지인들과 목표 소재 찻집 위주의 '바이럴 마케팅'을 홍보수단으로 삼았다. 고소하고 담백한 맛에 바삭거리는 맛깔스런 소리를 내는 '깜밥'은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 꾸준히 매출이 상승하면서 창업 1년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그는 "우리 제품을 접한 소비자들이 지금껏 먹어본 누룽지와는 다르다고 평가하면서 재구매하는 경향이 많다"며 "현미누룽지는 아미노산이 풍부해 혈관 질환 등 성인병 예방에 도움을 주고 소화 흡수가 잘되는 데다 중금속을 해독하는 데 탁월한 효능이 있어 아이의 이유식으로, 다이어트식으로, 아침대용으로, 환자의 건강식으로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내년 월 7000만원을 목표로 잡고 이를 위해 해외 수출과 제2 공장 증설을 계획 중이다.

그는 "지금 시설로는 물량을 맞추기가 버거울 때가 있어서 무안에 공장을 새로 하나 더 만들 예정이고 준비중이며 해외 수출을 위해 해썹 인증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며 "내 목표는 돈을 먼저 생각하기 보다 소비자와 노동자가 함께 건강한 기업으로 키우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함께 사는 세상이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최동환 기자 cdston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