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도시철도의 적자 이유는 과도한 초기 투자비용과 매년 늘어나는 유지보수비용에 비해 한정된 이용객 때문이다. 150만명이라는 광주의 인구 규모를 감안하면 20.1㎞의 1호선만으로는 수요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반면 2조원에 가까운 초기 건설 비용과 철도 운영의 특성상 해마다 늘어나는 유지 보수비 등 고정비가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해 적자를 늘리고 있다. 기본 운영비의 50%에 못미치는 기본요금도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자회사 설립이라는 미봉책으로 적자를 메꾸기는 요원한 셈이다.
우리 사회에서 공기업이 자회사를 설립하면서 만들어진 폐해는 차고 넘친다. 국회예산처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전력 등 32개 주요 공기업의 부채가 508조원으로 1년 새 78조6000억원 급증했지만 이들이 설립한 73곳의 자회사 이익잉여금은 자본금의 4배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만한 경영과 심각한 도덕적 해이가 만든 결과다. 공공기관 퇴직자가 자회사 임원으로 재취업해 조직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많았다. ‘시민의 발’이라는 도시철도의 공익적 가치를 내던지고 수익사업만 좇겠다는 것도 공기업의 부적절한 발상이다.
광주도시철도의 설립 취지는 경제적이고 환경 친화적인 공공교통을 시민에게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광주의 일자리를 늘리고 지역경제를 선순환시키는 긍정적 효과도 크다. 광주시는 자회사 설립에 앞서 광주도시철도의 설립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일자리 창출부터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까지 크게 보고 크게 생각해야 한다. 자회사가 되레 효율을 떨어뜨려서는 시민 모두의 불행이다. 도시철도의 최고가치는 공적 기능을 살리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