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농기계 참사 반복, 더이상 방치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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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농기계 참사 반복, 더이상 방치 안 된다
고령층 안전관리 대전환 필요
  • 입력 : 2025. 07.15(화) 17:03
전남 지역 농촌에서 고령 농업인들의 농기계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경운기, 트랙터에 깔리거나 충돌하는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소중한 생명이 계속 희생되고 있다. 지난 3년간 전남에서만 농기계 사고로 병원에 이송된 사례가 1392건에 달하며, 이 가운데 21명이 현장에서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 이송 후 사망한 사례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여수 화양면에서 70대 남성이 경운기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고, 앞서 완도와 보성에서도 유사한 사고로 고령 농업인들이 사망했다. 공통점은 대부분 고령자들이 단독으로 농작업 중 사고를 당했고, 병원과 떨어진 외딴 지역에서 발생해 즉각적인 응급조치가 어려웠다는 점이다. 실제로 구급차가 병원에 도착하기까지 30분 이상 걸리는 사례가 전남에서는 무려 43%에 이른다. 농기계 사고의 90% 이상이 51세 이상에서 발생할 만큼, 고령 운전자의 위험성은 심각하다. 고령화된 농촌 현실을 고려하면 예견된 재난이 아닐 수 없다.

반복되는 사고에도 제도와 교육은 여전히 부실하다. 이제는 반복되는 사고에 대해 단순한 주의 당부를 넘어,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먼저, 고령자 대상의 농기계 운전 안전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수료자에게만 임대 및 운전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또한 병원과 먼 지역에는 ICT 기반의 응급대응 체계도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다. 농기계 종합보험 확대, 안전장치 장착 의무화, 작업 중 사고를 감지할 수 있는 스마트 기기 보급 등도 병행돼야 한다. 일손 부족과 고령화로 인해 앞으로 농기계 사용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는 만큼, 이 문제를 더는 방치해서는 안 된다.

‘혼자 일하던 아버지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비극이 되풀이돼선 안 된다. 전남도가 중심이 되어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중앙정부도 농촌 고령자 안전 정책을 우선과제로 삼아야 한다. 고령 농업인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