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사설>2025년 ‘새로운 대한민국의 시대’ 그래도 희망으로 맞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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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사설>2025년 ‘새로운 대한민국의 시대’ 그래도 희망으로 맞자
리더십의 한계가 독선 불러와
국민 힘으로 불확실성 맞서야
  • 입력 : 2025. 01.01(수) 17:12
2025년 새해가 밝았다. 희망과 기대 속에 출발한 새해. 새로운 출발선에 선 모두에게 새해를 맞는 희망과 각오는 각별할 것이다. 새해에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더 나아지고, 더 좋아져야 한다는 희망의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주변의 여건은 그렇게 호락 호락하지 않은 것 같다. 당장 지난 달 29일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는 국민 모두에게 절망을 넘어 분노를 안겼다. 하릴없이 희생자들의 넋을 기릴 수 밖에 없는 현실에서 다가올 미래의 희망은커녕 앞으로 살아갈 날마저 두려울 지경이다. 정치의 실종도 현재진행형이다. 되돌아보면 2024년은 정치가 국민에게 좌절과 고통, 분노를 가져다 준 ‘최악의 한해’였다.



리더십의 한계가 독선 불러와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야 할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 정치의 흑 역사 였던 ‘비상계엄’이라는 기괴한 방법으로 대한민국을 50년 전으로 되돌렸고, 헌정사상 3번째 탄핵을 당해야 했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 3차례나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린 집권여당의 정치력 부재도 작금의 정치적 혼돈을 불러왔다. 독선과 불통으로 점철된 일방통행식 국정 운영은 그야말로 무도(無道)의 극치였다. 스스로 자초한 리더십의 한계다. 이를 막아야 할 야당의 부재도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특히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 방탄에 급급했던 민주당은 다수 의석에 취해 입법권력을 무소불위로 휘두르며 폭주를 일삼았다. 이재명 대표나 민주당과 관련된 보복성 탄핵만 30차례 가까이 발의하며 국정을 혼돈의 도가니로 내몰았다.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에 대한 신뢰도 찾아보기 어렵다. 금투세 폐지와 가상자산 과세 유예 등에서는 ‘김대중과 노무현 대통령의 정신과 지향을 버린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경제 상황도 최악이다. 계속되는 미·중 패권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은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고,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겠다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은 우리에게 커다란 도전이다. 눈을 국내로 돌리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고금리 고물가가 장기화되면서 ‘부채의 덫’에 빠진 가계와 기업이 속출하고, 수출도 내수도 기대할 수 없다 보니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1.9%까지 내려갔다. ‘저성장 고착화’에 대한 우려도 높다. 세계 최고의 자살률과 최악의 출산율 또한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이다. 저출산 고령화도 절체절명의 과제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2023년 0.7명대로 세계 최저 수준이고 2025년이면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이 전체 인구의 20%, 2072년에는 47.7%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전체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65세 이상이라는 기형적인 구조로 국가의 미래가 있을 수 없다. 전세보증금을 포함한 가계부채가 2925조 3000억원으로 OECD 국가 가운데 최고 수준(한국경제연구원)이라는 자료도 암울한 우리의 현실이다.



국민 힘으로 불확실성 맞서야



그렇다고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다. 위기는 곧 기회라고 했듯 우리에게 2025년은 희망의 해여야 한다. 을사년(乙巳年) 새해는 광복 80주년이면서 조선을 사실상 일본의 반식민지로 전락시킨 을사늑약이 체결된 지 120년이 되는 해다. 다시 밝아온 새해, 광복과 치욕의 역사를 거울 삼아 올 한해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드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책임이면서 과제다. 어느 때보다 두렵고, 불확실한 상황에서 맞는 새해지만 따뜻한 행복이 모두의 일상을 비추고 대한민국을 대화와 상식이 통하는 건강한 공동체로 만들어야 한다. 소외되고 약한 이들의 눈물을 치유하고 어느 사이 사라져 버린 우리 사회의 도덕성과 공정성도 되찾아야 한다. 내로남불과 위선, 후안무치, 폭력적 언동, 혐오와 차별을 배제하고 무기력하고 맹종적인 작금의 정치현실을 바꾸는 것도 한시가 급하다. 기후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초저출생과 양극화, 지방소멸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결국 이런 희망을 만드는 것은 깨어 있는 국민이다. 계엄과 탄핵, 그리고 그 과정에서 보여줬듯 거대한 민심의 변화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대세가 됐다. 지레 포기했던 20~30세대, 대한민국 젊은이들의 숨어있던 힘과 가능성을 확인한 것도 큰 성과였다. 그 대세를 몰아 이제는 어느 순간 사라진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가치를 바로 세워야 한다. 지금까지의 가짜 민주주의를 내던지고, 2025년부터 새로 시작될 대한민국의 진짜 민주주의를 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