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학교 정문. |
청년층 유출과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로 지방은 물론 지방 대학까지 위기에 처한 상황 속, 교육 혁신뿐만 아니라 지역 발전을 함께 이끌어갈 지방 거점대학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과 한국지역 고용학회가 공동으로 지난달 발매한 계간지 ‘지역 산업과 고용’에 따르면 대학에서 배출된 창업기업 중 약 80%가 동일 지역에 정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발 창업기업의 5년 내 생존율은 무려 86.3%를 기록했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58.3%를 크게 상회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대학에서 배출된 창업기업의 평균 매출액은 각각 12억9600만 원과 12억8000만원으로 비슷한 성과를 보였다. 지역거점대학의 성장이 곧 청년층 유출을 막고 지역을 먹여 살리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수도권보다는 지방의 창업·혁신생태계가 대학이 가진 공간과 자원에 더 많이 의존하는 구조로, 지역 대학이 기술이전과 공동연구에서 중요한 거점으로 기능하고 있다고 분석된다.
다만 수도권 대학발 창업기업은 연구개발(R&D) 지출이 비수도권 대학보다 약 2배 많았고 평균 매출액 증가율은 10배(비수도권), 15배(수도권)로 큰 차이를 보였다.
또 대학 간 특성화와 전문화가 부진하며, 규모가 큰 장기 연구는 지역 외부 산학연 주체와 연계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거점대학이 더 전략적이고 장기적인 지역 내 혁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는 결론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광주·전남 지방 거점대학인 전남대학교의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전남대는 2년 연속 ‘글로컬 대학 30’ 사업에서 탈락해 광주 지역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전남대는 탈락 원인 분석과 교육부의 지적사항을 반영해 내년에 다시 지원할 계획이다. 또 우수 인재를 유치·양성을 통해 지역 활성화를 촉진하고, 도시 경쟁력을 강화해 지방 소멸의 위기에 대응하는 데 근간을 마련하겠다는 포부다.
지방 거점대학이 제 역할을 해내기 위해서는 긴밀한 산학연관 구축은 물론, 지자체와의 긴밀한 혁신 네트워크도 구축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수기 광주시의원은 “이제는 산학연이 아니라 ‘지산학연’으로, 글로컬과 RISE(지역혁신플랫폼)사업 모두 현안에 대해 지자체와 대학이 머리를 맞대야만 할 때다”며 “대학의 존재 이유는 연구와 인재 양성에 있는 것이지 지역 산업을 이끌만한 역량은 행정, 곧 지자체에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이상 광주시도 지금껏 관행대로 대학에만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된다”고 제언했다.
이어 “지역 인재 육성에 대한 중요성이 어느때보다도 대두되고 있는 시기다. 광주시는 이제 보조금을 주는 지원 사업성 역할이 아니라 대학과 손을 맞잡고 지역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은지 기자 eunji.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