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쌀의 위기이면서 농업 위기인 ‘쌀값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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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쌀의 위기이면서 농업 위기인 ‘쌀값 하락’
18일 ‘쌀의 날’… 쌀 미래 준비해야
  • 입력 : 2024. 08.13(화) 17:22
쌀값 하락으로 농민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과 전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가 쌀값 보장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정부도 일부 쌀을 시장에서 격리하고 쌀 소비를 촉진시켜 쌀값을 방어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소비 부진에 따른 쌀값 하락을 막지 못하는 모습이다. 추가 하락을 막을 제도적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지난 2018년 61㎏에서 지난해 56.4㎏으로 5㎏ 가까이 감소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산지 농협 재고 쌀도 지난해 30만 9000톤보다 78.3% 늘어난 55만 1000톤을 기록했다. ‘밥심’ 하나로 지금의 경제발전을 이뤄낸 대한민국 농업의 위기에 다름 아니다. 7월 25일 기준 80㎏ 쌀값도 17만 9516원으로 지난해 18만 8880원보다 하락했다. 쌀 값 폭락의 주요 원인은 소비감소에 따른 공급과잉이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을 하루 기준으로 1인당 하루 쌀 소비량은 154.6g이다. 밥 한 공기 쌀이 90~100g임을 감안하면 하루에 두 공기도 먹지 않는 셈이다. 재고량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당장 농협전남본부에 따르면 지난 달 말 기준 전남 관내 농협 쌀 재고량이 10만 톤으로 3만 8000여 톤에 머물던 전년에 비해 160% 급증했다. 평균 산지 쌀 값 또한 농협의 재고와 판매부진에 따른 소비감소로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그야말로 쌀의 위기이면서 농업의 위기다.

5월 모내기를 시작해 6개월 여를 꼬박 농사 일에 전념해야 하는 농민이 쌀값이 때문에 전전긍긍하는 것은 비현실적 상황이다. 지난해 양곡관리법 개정을 포퓰리즘이라고 거부하며 쌀값 20만 원을 보장한다고 호언장담했던 현 정권의 ‘무책임’도 비난받아 마땅하다. 쌀 소비를 늘리기 위한 민간과 농협의 노력과 함께 대한민국 쌀 산업의 미래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 대처를 촉구한다. 18일은 10번째 맞는 ‘쌀의 날’이다. 쌀의 소중함을 되새겨야 할 오늘, 쌀에 대한 정치권과 농정당국의 무관심이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