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빗나가는 비 예보… 시민 불만·혼란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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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연일 빗나가는 비 예보… 시민 불만·혼란 ‘가중’
7일 연속 비 예측… 3일은 ‘맑음’
“여행·약속 취소했는데…” 허탈
‘정체전선 예보 난이도 상승’ 해명
AI활용 모델 개발 등 대안 모색
  • 입력 : 2024. 07.15(월) 18:22
  •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
낮 최고기온 30도를 웃도는 날씨를 보인 15일 광주 남구 사직전망타워에서 바라본 광주 도심 위로 파란 하늘이 펼쳐져 있다. 나건호 기자
최근 장마철을 맞아 기상청의 부정확한 날씨예보로 시민들의 불만과 혼란이 커지고 있다.

기상청은 정체전선에 따른 예보 난이도 상승 때문이라는 입장이지만, 기상예보에 대한 신뢰도는 크게 떨어지고 있다.

15일 기상청이 발표한 ‘예보평가’ 자료에 따르면 강수맞힘률은 △2019년 0.7 △2020년 0.69 △2021년 0.65 △2022년 0.64로 매년 하락세를 보이다 지난해 0.7로 소폭 반등했다. 강수맞힘률의 강수 유무 판정기준은 강수가 3시간 내 0.1㎜ 이상 나타났을 때를 기준으로 한다.

하지만 시민들이 실제 체감하는 강수 적중률은 이보다 크게 떨어지고 있다. 기상청은 지난달 28일 중기예보를 통해 7월2일부터 7월8일까지 광주·전남에 7일 연속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지만, 실제로 비가 내린 날은 2, 3, 5, 8일로 4일에 불과했다. 특히 토요일과 일요일 모두 0㎜ 강수량을 보여 기상청의 비 예보에 주말 여행이나 약속을 취소한 이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모(30)씨는 “2주 전, 1주일 내내 비가 예보돼 모든 일정을 연기하거나 취소했다. 친구와 함께 가기로 했던 주말여행도 취소했는데 막상 당일이 되자 비가 전혀 오지 않아 억울했다”고 말했다.

박모(24)씨도 “연일 틀리는 기상예보 때문에 당최 약속을 잡기가 애매하다”며 “7월 말에 가족과 휴가를 가려고 하는데 기상청 예보를 믿고 비행기 예약 날짜를 잡아도 될지 걱정이다”고 우려했다.

박성준(45)씨는 “기상청 예보가 틀리는 것에는 익숙하고 그 어려움도 이해하지만, 올해 장마철은 유독 심하다. 이렇게 매일 틀린 적은 올 여름이 처음인 거 같다”면서 “예보를 해 놓고 항상 틀리는데 기상당국이 너무 무책임하다는 느낌이 든다. 개선과 해결 방안이 시급하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통상 여름철은 기압계 변동이 심하고 대기가 불안정해 강수를 정확히 예측하는 게 쉽지 않고, 최근엔 기후변화라는 변수까지 더해지며 예보 난이도가 상승하고 있다.

기상예보의 부정확성은 ‘여름 특수’를 노린 지역 축제와 관광·레저업계, 농어민들의 생업에도 직·간접적인 경제적 피해를 주기 때문에 종사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상청은 정확한 예보가 어려운 이유로 예측하기 어려운 정체전선과 관측모델의 한계를 꼽았다.

기상청 관계자는 “정체전선은 약 100㎞의 정도의 좁은 폭을 가지고 있다. 습도와 기온이 다른 두 기단이 만나 생기는 전선”이라며 “너비가 좁아 조금의 세력 변화에도 북상과 남하의 경계가 판가름 나는 등 위치 변동이 커 강수예보가 크게 빗나가는 경우가 잦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국립기상과학원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지난 2021년부터 개발 중인 AI 기상예보 모델 ‘알파웨더’가 현재 기상관측에 활용되는 수치예보 모델을 대체·보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혜숙 국립기상과학원 인공지능기상연구과장은 “이달부터 실증에 들어갈 초단기 강수 예측 모델은 2014~2023년 레이더 영상 중 7년 치를 학습하고 2020년과 2023년 영상은 모델의 성능을 검증하는 데 활용할 예정이다”며 “정확도가 어느 정도는 확보됐기에 실시간 운영하며 실증해 보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15일 기상청의 중기예보에 따르면 광주·전남은 오는 20일까지 비가 예보됐다.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