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규빈 기자 |
기자는 최근 광주FC가 ‘프랜차이즈 스타’ 엄지성을 EFL 챔피언십(잉글랜드 2부리그) 스완지 시티 AFC로 떠나보내는 과정에서 책임감 때문에 씁쓸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취재 결과 광주 구단의 일부 직원들이 스완지 구단과 협상 과정에서 책임감 없이 행정을 한 것인데 사무처 소속 A씨가 최초 오퍼를 받은 뒤 선수운영팀장을 건너뛰고 간부 B씨에게 보고했고, 이들이 노동일 대표이사에게 이적을 수락할 것을 강하게 설득한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이들은 특정 에이전트에게 독점 협상권을 제공하기 위한 위임장도 작성했고, 뒤늦게 이정효 감독과 선수운영팀장이 이 사실을 인지하면서 협상이 중단됐다. 노동일 대표이사와 선수운영팀장이 수습에 나서면서 이적료 120만달러(약 16억6000만원)에 합의를 이루긴 했으나 찝찝한 뒷맛이 남았다.
광주FC의 사령탑인 이정효 감독도 이와 관련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 감독은 “우리 구단이 시민들의 혈세로 운영되는 만큼 엄지성은 광주시의 자산이나 마찬가지”라며 “노동일 대표이사가 묻지 않았다면 코칭스태프도 모르는 사이에 이적이 결정됐을 것이다. 비상식적인 협상 과정이었다”고 작심 비판했다.
광주 구단은 이적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돌입하면서 물의를 빚은 직원에 대한 인사이동 또는 인사위원회 회부 등 후속 조치를 논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후속 조치와 관련해 선수운영팀장의 의사에 따르겠다고 강조했다.
광주FC는 시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팀이다. 연간 최소 100억원의 세금이 투입되고 있다. 광주 구단과 해당 직원은 이 ‘책임감’이라는 단어를 반드시 새겨야 할 것이다.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아닌 조직 기강을 곧추 세우고 시민과 팬들이 납득할 만한 후속 조치를 강구하는 것이 올바른 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