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FC 이정효 감독이 지난 14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인천유나이티드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23라운드 홈경기에서 팬이 선물한 티셔츠를 입고 필드를 응시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이정효 감독은 지난 14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인천유나이티드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23라운드 홈경기에 앞서 노란색 티셔츠를 착용한 채로 사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 티셔츠는 지난달 15일 김천상무FC와 17라운드 홈경기 직후 관중석에 있던 팬이 이 감독에게 건넨 것으로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을 결합한 ‘효슨(효버지+심슨)’ 캐리커처가 그려졌다.
이 감독은 사전 기자회견뿐만 아니라 경기 중에도 이 티셔츠를 착용하고 선수단을 지휘했다. 티셔츠 색상이 노란색과 자주색이 섞인 홈 유니폼 색상과 겹쳐 빨간색의 여벌을 미리 준비했지만 심판진과 경기 감독관이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리면서 그대로 경기에 나섰다.
비록 광주는 이날 인천에게 0-2로 패배했지만 이 감독은 팬들을 향해 미안함과 함께 고마움을 전달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면서 더 큰 환호를 받았다.
이 감독은 김천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선물을 받아서 바로 입으면 팬들이 더 좋아하실 것 같았다”며 “저랑 닮은 것 같아서 마음에 든다. 이 티셔츠를 입고 한 경기를 치러야 할 것 같다”고 밝혔는데 K리그 통산 100경기 기념식이 열린 이날 실행에 옮겼다.
이날 사전 기자회견에서도 그는 “이 티셔츠가 잘 팔렸으면 좋겠다. 구단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광주는 제가 처음 감독직을 맡은 팀이다. 100경기를 소화하면서 힘든 과정이 많았지만 선수들도 바뀌고 구단도 바뀌고 있다. 더 많은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뿐이다”고 팀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을 내비쳤다.
또 “이 티셔츠를 입은 것은 팬들과 약속한 부분이고, 구단에 도움이 된다면 뭐라도 해보겠다는 의미”라며 “K리그 감독이 상당히 어려운 자리인데 제가 좀 더 노력해서 저를 바라보고 프로를 꿈꾸는 경력 없는 지도자들에게 희망과 꿈을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광주 구단은 서포터즈 협업을 통해 이 티셔츠에 K리그 100경기 기념이라는 의미를 더했다. 두 가지 색상의 티셔츠를 비롯해 머플러와 마스킹 테이프, 스티커 등 기념상품을 출시했고, 판매 개시 3시간여 만에 완판을 이뤘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