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신동인·환경칼럼> 야생동물 질병관리·미래비전 논의의 장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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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신동인·환경칼럼> 야생동물 질병관리·미래비전 논의의 장 마련
신동인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장
  • 입력 : 2023. 10.09(월) 13:28
신동인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장
최근 20여 년간 야생동물에서 유래하는 인수공통감염병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 정점은 코로나19에서부터 비롯됐다. 지난 5월5일 세계보건기구가 코로나19에 대한 국제 공중비상사태를 해제했으나 여전히 변이 바이러스가 나오고 있다.

이제 각국 정부가 야생동물 질병관리에 관한 상황을 점검하고 미래 비전을 논의해야 할 때다.

야생동물 질병을 체계적·효율적으로 통제·관리해 나가면서 야생동물에서 유래하는 인수공통감염병에 대한 종합적인 접근방법(원헬스, One-Health)을 추진해야 한다.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은 10~11일 제주에서 미국, 베트남 등 아태지역 질병 전문연구기관과 함께 야생동물 질병을 주제로 ‘정책원탁회의(Policy Round Table)’를 개최한다.

이 회의를 통해 질병이 야생동물에서 가축→사람으로 종간장벽을 넘지 않도록 하는 국제적 기준이 제시될 예정이다. 세계동물보건기구(WOAH), 세계보건기구(WHO) 등도 함께 ‘야생동물 질병관리에 관한 선언’을 한다.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의 경험과 노하우를 반영한 ‘포괄적 감시체계 및 조기경보체계 구축’이라는 주제가 이 선언의 첫머리를 장식한다.

조류인플루엔자 감염을 막기 위한 전국 87개 지점 감시체계와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방지를 위한 전국적 포획·시료 확보체계를 말한다.

다음 정책방향은 ‘과학적 진단 및 분석’이다. 질병에 대한 과학적 진단기법과 정도관리방안을 개발하고 유전체분석 등을 활용해 연구를 추진하자는 취지다.

선진국과 개도국에 필요한 정보 공유와 교육, 이해관계자 존중, 국제협력 등이 이어질 계획이다.

야생동물의 질병에 관한 포괄적이고 일반적인 선언도 중요하지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실질적인 협력을 통해 성과를 가시화하는 것으로, 미국과 베트남과의 양자회담을 준비 중이다.

베트남과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이 역점 추진하고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백신개발 과정에서 필요한 야외 임상시험을 주제로 의미 있는 대화가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정책원탁회의는 정부 연구기관이 모여 야생동물질병에 대한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세계 최초의 자리다.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이 질병의 무대에 등장한 지 3년이 지났지만 이번 모임을 계기로 한국이 야생동물의 질병에 관한 선도국가로 거듭날 수 있도록 관계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고 정보공유에 주력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