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개막전 KIA타이거즈와 NC다이노스의 경기. 전석매진을 기록하면서 관중석이 빈 틈 없이 들어차 있는 가운데 KIA 팬들이 응원하고 있다. 김양배 기자 |
긴 겨울이 지나고 다시 야구의 계절이 돌아왔다. 완연한 봄 날씨를 맞아 야구장에 모인 만원 관중은 일상의 걱정은 모두 잊고 목청껏 “최강 KIA”를 외치며, 그리웠던 야구 열기를 만끽했다.
2025프로야구 KIA타이거즈와 NC다이노스의 개막전이 열린 지난 2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는 경기 시작 5시간여 전부터 야구팬들의 발길로 북적였다.
경기장 내 구단 공식 상품 매장인 KIA타이거즈 팀스토어는 야구팬들로 붐볐고, 팬들은 각자 응원하는 선수의 이름을 유니폼에 마킹하거나 다양한 응원 용품을 구매하며 내내 활기를 띠었다.
야구팬들은 경기장 중앙에 내걸린 타이거즈의 올 개막전 슬로건 ‘V13 時(시)작’을 배경으로 인증사진을 찍고, 야외에 전시된 2024 정규시즌·포스트시즌 우승 트로피를 관람하며 올해도 타이거즈의 선전을 기원했다.
김지우(26)씨는 “오랜만에 야구장에 와서 너무 설렌다. 타이거즈의 새로운 시작을 응원할 생각에 벌써 가슴이 두근거린다”며 “지난해 타이거즈의 거침없는 행보를 보며 자랑스러웠다. 올해도 꼭 우승해 지역민들에게 큰 기쁨과 자부심을 안겨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경기 시작 시간이 다가오면서 야구장을 가득 메운 팬들의 기대감은 더욱 고조됐다. 이날 챔스필드에는 2만500명의 관중이 몰려 개장 후 6번째, 무등경기장 시절을 포함해 역대 14번째 홈 개막전 매진을 기록했다.
심판의 ‘플레이볼’ 선언과 함께 팬들은 목청껏 “최강 KIA”를 외치며 응원막대를 연신 두드렸다. KIA 타선이 경기 초반 응집력을 발휘해 선취점을 따내는 순간, 경기장은 우레같은 함성으로 뒤덮였다.
![]() 2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개막전 KIA타이거즈와 NC다이노스의 경기. 전석매진을 기록하면서 관중석이 빈 틈 없이 들어차 있는 가운데 KIA 팬들이 응원하고 있다. 김양배 기자 |
전국구 인기 구단인 타이거즈의 개막전 경기답게 다른 지역에서 온 팬들의 응원전도 눈에 띄었다.
경남 진주에서 온 허고은·오미연(18)양은 “올해 수험생활을 맞게 돼 마지막으로 타이거즈 경기를 직접 보고 힘내기 위해 먼 발걸음을 했다. 큰 소리로 응원하면서 학업 스트레스를 풀고 간다”며 “최근 탄핵 정국 등으로 나라가 혼란스러운데, 아무 걱정 없이 공부하고 야구를 볼 수 있도록 올 한 해가 부디 잘 흘러갔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내비쳤다.
이후 역전을 당한 뒤 경기 막판 빅이닝을 만들어내며 역전승에 성공하자, 야구장은 지난해 우승 당시와 같이 팬들의 열기와 환호로 가득 찼다.
주태양(33)·김희석(31)씨는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일과 사람에 치이지만, 야구장에 오면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소리를 지를 수 있어 좋다”며 “올해는 시간이 날 때마다 원정 응원을 다니며 타이거즈의 선전을 기원하고, 쌓인 걱정과 근심도 모두 날려버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개막 시리즈 2차전이 열린 23일 역시 만원 관중을 불러 모으며 열띤 분위기가 이어졌다. 비록 접전 끝에 경기는 패배했지만, 팬들은 아쉬움 속에서도 선수들의 투혼에 힘찬 박수를 보냈다.
이모(45)씨는 “비록 패하긴 했지만, 지난해보다 전력이 한층 강해진 만큼 올해도 타이거즈가 비상할 것이라 확신한다”며 “타이거즈의 선전과 함께 장기화한 탄핵 정국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우리 사회 역시 하루빨리 안정을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윤준명 기자 junmyung.yoo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