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조기 대선 가능성에 ‘우클릭’ 행보 가속화 하나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국회
이재명, 조기 대선 가능성에 ‘우클릭’ 행보 가속화 하나
반도체법 52시간 예외 “검토 필요”
특별법 토론회서 좌장 맡아 주재
금투세 폐지 이어 ‘실용주의’ 부각
국힘 “조변석개·자기 부정” 공세
  • 입력 : 2025. 02.03(월) 16:54
  • 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일 국회에서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반도체특별법 노동시간법 적용제외 어떻게?’라는 주제로 열린 ‘정책 디베이트’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기 대선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탈이념’과 ‘실용주의’를 내세우며 ‘우클릭’ 행보를 가속화하는 분위기다.

이 대표는 3일 반도체 특별법 도입과 관련, “특정 산업의 연구·개발 분야 고소득 전문가들이 동의할 경우 예외로 몰아서 일하게 해주자는 게 왜 안 되냐 하니 할 말이 없더라”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이날 국회에서 연 반도체 특별법 토론회에서 좌장을 맡은 이 대표는 “저는 기본적으로 노동시간제에 예외를 두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하지만, 이 점을 설득하지 못하면 ‘그게 왜 안 되지’라는 생각이 든다”며 이같이 밝혔다.

반도체 특별법은 반도체 연구·개발 노동자들이 노사 서면합의로 주52시간 상한제를 초과하는 기준을 적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 대표는 해당 조항에 대해, “아직 결론을 내지 못했다”면서도 “1억3000만원이나 1억5000만원 이상의 고소득 연구개발자에 한해 그리고 본인이 동의하는 조건에서 특정 시기에 집중하는 정도의 유연성을 부여하는 게 합리적이지 않느냐고 하는 의견에 저도 많이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계도, 사업자도 대표해야 하는데 왜 한 쪽편만 드느냐고 얘기한다”며 “사실 심정적으로 노동계에 가까운데 기업이 살아야 나라 경제도 산다. 지금은 그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정 주력 산업, 연구개발 고소득자 초전문가에 한정해 총근로시간을 늘리지 않는 선에서 몰아서 일하게 해 달라는데 제도적으로 왜 막냐, 허용해 달라는 말을 거절하기가 어렵다”며 “왜 이렇게 하면 안 되는지. 한다면 어떤 보완장치가 필요한지 질문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결국은 이해당사자를 포함해 국민의 입장에서 어떤 게 더 합리적인지 조정할 수밖에 없다”며 “조정을 하게 되면 결국은 쌍방 누구나 다 불만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쌍방의 의견이 일치되지 않는다고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다. 중간에서 결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간 민주당은 반도체 산업에만 근로시간 예외를 적용할 경우 타 직종과의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 등을 들며 반대해왔다.

하지만 이 대표가 최근 경제 회복과 성장에 초점을 맞추며 전향적 검토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3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반도체 특별법과 관련해 “필요한 조치를 과감하고 전향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토론회에서도 필요하다면 반도체 연구개발 노동자들을 주 52시간 적용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

다만 그 방식과 관련해서는 특별법에 적용할지, 근로기준법을 손질할지 등을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의 발언을 두고 당 안팎에서는 노동계가 반대하는 반도체 특별법 도입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 등 지도부는 이날 들은 양측의 입장을 토대로 곧 반도체 특별법과 관련한 입장을 정리할 방침이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가 조기 대선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에 이어 ‘실용주의’를 기치로 ‘우클릭’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조변석개”, “자기 부정”이라고 공세 수위를 높이면서 “이 대표가 진정성을 인정받으려면 2월 임시국회에서 반도체특별법을 처리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