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교사 2명 중 1명 '갑질' 피해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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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교육청
전남 교사 2명 중 1명 '갑질' 피해 경험
전교조 갑질실태 설문조사
유치원·저연차 교사 피해 커
  • 입력 : 2024. 06.10(월) 19:05
  • 강주비 기자 jubi.kang@jnilbo.com
전남 지역 교사들 중 절반 이상이 업무 중 ‘갑질’을 당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0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전남지부에 따르면 지난 4월11일~5월10일 온라인 설문 방식으로 진행된 ‘2024 갑질 실태조사’ 분석 결과 응답자 652명 중 50.6%가 최근 3년 이내 ‘업무지시를 할 때 화를 내거나 폭언을 들은 적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별로는 유치원 교사 67.7%, 4년 차 이하 저연차 교사가 62.6%를 차지해 상대적으로 갑질 경험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체 응답자 41.7%는 ‘다른 직원 앞에서 과도하게 질책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 역시 유치원교사(58.6%)와 4년차 이하 교사(55.4%)가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연차 등 휴가 사용 시에도 부당한 경험을 한 사례도 적지 않았다. ‘연차휴가나 병가 등을 1~2일 전 사전 구두 결재를 강요하거나, 신청했으나 타당한 이유 없이 거부당한 적이 있다’는 항목에 전체 36.0%가 그렇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유치원 교사 50.5%, 4년 차 이하 교사 42.4%, 5~10년 차 교사 39.8% 순이었다.

갑질은 대부분 직장 내부에서 발생했다. ‘갑질을 누구로부터 당했냐’는 질문에 62.6%가 교감, 교장 등 관리자를 지목했다. 동료교사 16.0%, 학부모 14.0%가 뒤를 이었다.

피해자들은 갑질 이후 대처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전체 응답자 78.4%가 갑질을 당한 이후에 어떻게 대처했는지 묻는 질문에 ‘혼자 감내’했다고 답했는데, 그 이유로는 ‘신고를 해도 바뀌거나 해결될 것 같지 않아서(51.6%)’, ‘2차 가해 등 불이익이 두려워서(40.6%)’ 등이 꼽혔다.

함께 진행한 직접 겪거나 목격한 갑질 제보도 250건 접수됐다. 언어폭력, 모욕과 명예훼손, 독단적 학교운영, 직무상 권한남용 등의 일이 비일비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교조 전남지부 측은 “현장조사를 통해 중대한 비위와 갑질이라고 판단된 사안에 대해 전남도교육청 감사관실의 직접 조사를 요구한다”며 “사안에 따라 경찰 수사를 의뢰해 강력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교조 전남지부는 또 도교육청에 △갑질 신고 및 조사에 대한 명확한 매뉴얼 제작 및 안내 △신고 절차의 간편화 △가해자-피해자 분리 조치 △조사자의 전문성 강화 △신고자 보호를 위한 2차 가해 방지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강주비 기자 jubi.ka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