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선의 남도인문학 416. 문자추상과 한글만다라 “무명의 검객이 칼 대신 큰 붓을 들어 글자를 써 내려간다. 글씨는 마치 회오리바람처럼 휘몰아치기도 하고 거대한 파도처럼 급습해오기도 하며 사막을 내닫는 말처럼 쏜살같기도 하다. 글자를 쓰는 듯한데 글씨가 아니요, 붓을 휘두르고 있어도 붓이 아니다. 때때로 모래판을 그어 내리는 지팡이가 되었다가 적의 목을 베는 예리한 칼이 되었다가 철학의 기운을 뿜어내는 장필(長筆)이 되기도 한다. 알지 못할 차원의 춤과 검객의 도술을 거쳐 마침내 진시황의 용좌에 검(劍)이라는 글자가 걸린다....
2024.10.10 18:53역사상 가장 위대한 오페라 작곡가, 오페라의 왕이라 불리는 베르디의 는 , 와 함께 그의 3대 오페라이다. 특히 는 세계 오페라 극장에서 가장 사랑받는 레퍼토리로 손꼽힌다. 알렉상드르 뒤마 피스(Alexandre Dumas (fils), 1824-1895)의 소설 ‘동백꽃 아가씨-La Dame aux camelias’를 1853년 프란체스코 마리아 피아베의 이탈리아 대본에 베르디가 곡을 써서 완성하였다. 사교계의 매력적인 여인, 실존 인물 마리 뒤플레스(Marie Duplessis)의 이야기로 당시 프랑스 사회에 엄청난 반향을 일으...
◇공연문의 : 062-412-25022024.10.10 18:092024년 5월 28일 조지아 공화국 의회는 대통령의 ‘외국의 영향 투명성에 관한’ 법안 거부권을 무효화하고 국회의장 서명을 통해 공표 후 해당 법률을 발효시켰다. 소위 이는 우리에게는 ‘외국 대리인에 관한’ 법안으로 알려졌다. 이 법안은 외국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는 비정부기구(NGO) 및 미디어를 등록하는 것이다. 등록부에는 해외에서 소득의 20% 이상을 받는 법인 또는 언론 매체가 포함되지만, 개인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러한 기준을 충족하는 조직은 법무부에 외국 대리인으로 등록하고 연간 재정 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렇지 ...
김영술 전남대 글로벌디아스포라연구소 연구교수2024.10.10 15:272024년 6월 25일 몰다비아 공화국(이하, 몰도바)은 유럽연합(EU) 가입을 위한 공식 협상을 시작하였다. 협상 후보 자격에도 불구하고 안보, 경제적 안정성 등 33가지 요구 사항을 충족해야 하므로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2022년 3월 공화국은 후보 자격을 얻었고 2023년 12월 유럽 이사회 정상 회담에서는 몰도바와 협상을 시작했다. 몰도바의 EU로의 통합은 마이아 산두 몰도바 대통령이 2020년 대선 캠페인 기간 주요 공약 중 하나였다. 그녀는 유권자들에게 2030년까지 몰도바가 공동체의 일원...
김영술 전남대 글로벌디아스포라연구소 연구교수2024.10.03 17:54“우리 역사에서 세종대왕과 문종 다음으로 거론할 사람은 한창기다.” 지난주 순천 낙안초등학교 체육관을 빌려 진행된 에서 홍가이(전 MIT교수)가 선언한 첫마디였다. ‘한창기 민예운동의 역사적 의의와 중요성’이라는 제목의 발표였다. ‘뿌리깊은나무 학예제-학(學)으로 예(藝)를 짓다(순천대학교 박물관)’-에서 진행한 한창기, 천경자 관련 프로그램 일환이다. 남도 사람이라면 어떤 누구라도 한창기에 대해서 모를 바는 아닌데, 세종대왕과 문종 다음으로 한창기를 거론해서 다들 놀라는 눈치였다. 나는 임진택의 판소리 ‘소리 내력’ 공연에 고수로...
2024.10.03 17:34한낮 마을이 고요하다. 길에 사람이라곤 보이지 않는다. 마을 앞 들판에선 벼가 누렇게 익어가고 있다. 마을길을 따라 해찰하는데, 관광버스가 보인다. 고택 앞이다. 고택 안 웃음소리가 담장을 넘어 들려온다. 사람이 많이 모인 것 같다. 솟을대문 안으로 들어가니, 왁시글덕시글하다. “마침 잘 왔소. 기러기 아범이 없었는데, 잠깐 도와주쇼.” “예?” “잠깐이면 돼요.” 고택체험 프로그램으로 전통혼례식을 하는데, 기럭아범 역할을 할 사람이 없다는 말이었다. 잠깐이면 된다는 말에 거절 못하고, 이끄는 데로 따라 들어갔다. 한쪽에서...
이돈삼/ 여행전문 시민기자·전라남도 대변인실2024.10.03 17:33살다 보면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가 있다. 그것이 일하고 상관없을지라도 새로움에 대한 도전의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서 무엇을 얻겠다 가 아니라 그냥 몸부림치는 나를 바라보고 싶은 것이다. 요즘 세상에 탐험이라는 말이 어울리지도 않고, 오지(奧地)라고 말하는 곳도 없다 하겠지만, 그래도 찾아가 볼 만한 곳은 있다. 티베트고원 동서 횡단의 기억이 어제 일처럼 피어난다. 먼 옛날에 구법승들이 천축국을 찾아가는 길은 멀고도 험악했다. 도를 구하면서 죽고...
2024.10.03 16:51대중들에게 디지털 시대가 시작되면서 사진과 이미지의 경계는 더욱 모호해졌다. 이제 대중들은 스마트 폰이나 디지털 카메라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자신이 원하는 피사체를 두고 사진을 쉽게 찍어 이를 인화하지 않고 개별적 이미지로만 보관하거나 공유하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 되었다. 이러한 이미지들은 물리적인 형태가 없어도 완전한 사진이자, 이미지의 결과물로 인정된다. 또한, 컴퓨터 그래픽과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현실과 구분이 어려운 디지털 이미지와 3D 렌더링이 가능해져 이런 기술들은 예술, 엔터테인먼트, 광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각적 이미...
2024.09.29 17:48국제투명성기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유럽에서 가장 부패한 국가이다. 다음은 세르비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알바니아이다. 우크라이나는 2023년 연간 글로벌 부패 인식지수(CPI) 에서 현재 180개국 중 104위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 국가부패방지청에서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3년 부패 수준은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61.2%가 증가했다고 믿었다. 특히 응답자의 86%는 정부 고위층의 부패를 매우 심각한 문제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의 부패한 공무원 중 10명 중 1명만이 징역형을 선고받고 나머지는 벌금이...
김영술 전남대 글로벌디아스포라연구소 연구교수2024.09.26 17:44학창 시절 음반과 악보를 모으는 것이 기쁨 중 하나였던 필자에게 이탈리아 유학 시절 로마의 서점 ‘리코르디(Ricordi)’는 카타르시스를 안겨주는 최고의 장소였다. 아날로그 시대 이탈리아 통화가 유로화가 아닌 리라였던 당시는 생활비와 레슨비를 제외한 거의 모든 돈을 이곳에서 사용할 정도로 한국에서 보기 어려웠던 수많은 악보와 음반을 만날 수 있는 매력적인 장소였다. 리코르디(카사 리코르디-Casa Ricordi/리코르디 가문/대부분 ‘리코르디’로 통용)는 주로 오페라 악보와 더불어 고전 클래식 음악을 중심으로 악보를 펴내는 출판사...
2024.09.26 17:44“낱낱의 기어감이 양적으로 쌓이고 쌓일 필요가 없다. 그것들이 기계적 운동의 차원에서 연속적으로 나열됨으로써 비로소 지나감과 넘어감이 생성하는 게 아닐 터이다. 포월을 통해 종래의 운동 개념이 바뀜으로써 역시 바뀌고 부서지는 것이 시간의 개념이기 때문이다. 포월의 움직임과 함께 새로운 시간이 생성한다. 이 새로운 시간 속에서는 하나하나의 기어감이 이미 지나감이며 동시에 넘어감이다. 나름대로 이미 일종의 지나감과 넘어감을 견딘다. 하나의 개별성은 매우 느리고도 동시에 빠르다. 거의 제자리에서 머무는 듯하지만, 매우 멀리 간 것과 같고...
2024.09.26 17:14한국의 농악을 흔히 광역 지역 이름으로 나눈다. 경기농악, 경상농악, 충청농악, 호남농악 따위가 그것이다. 그런데 유독 호남농악은 좌도농악과 우도농악으로 나눈다. 왜 전라도만 두 개로 나누어 의미를 부여했을까? 다른 지역에 비해 우수하고 넓기 때문이다. 두 개로 구분해야 할 만큼 세력이 컸다는 뜻이다. 오늘날 전승되는 농악의 형태가 근대기에 재구성된 것임은 여러 차례 소개하였다. 지난번 언급한 최남선의 조선상식문답속편(경인문화사, 2013)을 다시 본다. “세조가 농사를 열심히 장려할 때 일부러 농가(農...
2024.09.19 18:28‘드넓은 나주평야 호남의 명촌/ 노령산맥 서기 받은 식산 자락에/ 세 갈래길 물줄기로 내천(川) 자를 그려서/ 아름답게 펼쳐진 도래마을/ 선비정신 얼을 살려 유교문화 지켜가는/ 선조들의 숨결 가득한 유서 깊은 도래마을….’ 홍건석이 지은 ‘도래마을 노래’ 앞부분이다. 도래마을은 전라남도 나주시 다도면 풍산리에 속한다. 마을을 식산(食山)이 품고 있다. 식산 감투봉에서 시작된 물줄기가 세 갈래로 내 천(川) 자를 이룬다고 ‘도천(道川)마을’이었다. 우리말로 바뀌면서 ‘도내’에서 ‘도래’가 됐다. 배산임수 지형 그대로다....
이돈삼 여행전문 시민기·전라남도 대변인실2024.09.19 18:28우크라이나에서 군대 동원 문제는 가장 뜨거운 이슈다. 최전선을 지킬 수 있는 군 연령의 남성을 우크라이나 군대에 강제로 보충하는 것은 최근 몇 달 동안 우크라이나 당국이 직면한 가장 어려운 과제 중 하나이다. 1991년 우크라이나 인구는 5,300만 명이었고, 2020년에는 3,700만 명이었고, 이제 2,000만 명이 남았다. 우크라이나 당국에 따르면 2022년 2월 24일 이후 약 65만 명의 군 연령의 남성이 해외로 나갔다. 유럽연합의 공식 자료에 따르면, 유럽연합 국가에는 18세에서 60세 사이의 우크라이나 남성이 8...
2024.09.19 17:531937년이니까 우리 한민족 고난의 시절이다. 지도층의 무능과 앞다투어 나서는 매국노들로 인해 나라를 빼앗긴 설움에 어디에 있든 그 삶이 고단했다. 민심을 내팽개친 관리들과 일제의 폭압을 피해 스스로 새 삶을 찾아 떠난 곳이 바로 조상의 얼이 조금이나마 남아있는 간도 지방과 대륙의 곳곳이었다. 연해주의 원동 일대에서 살아가던 그들을 ‘고려인’이라 불렀다. 하지만 이들에게 또 다른 시련이 닥쳤다. 스탈린의 갑작스러운 강제 이주 정책에 따라 멀고도 먼 중앙아시아 황무지에 내팽개쳐...
2024.09.19 10: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