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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강원 내륙 등 중부지방에 폭설이 내렸다. 117년 만의 기록적인 11월 폭설이라고 한다. 기후위기가 눈 앞에 닥친 현실이란 사실에 다시한번 눈을 뜨게한다. 기후위기 시대, 우린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가. 탄소 중립 실현, 친환경 에너지 전환 등도 중요하지만, 식량안보는 경제적인 논리를 떠나 국민의 생존이 걸린 문제다. 기후위기로 위협받는 시대의 안보는 총과 칼이 아니다. 우리의 주요 먹을거리를 외국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안전하게 공급하는 것이 안보의 본질이다. 식량 주권이 무너진다면, 외국산 먹을거리...
2024.12.01 17:11‘사람은 가끔 마음을 주지만 소는 언제나 전부를 바쳐…’ 지난 2009년 개봉된 영화 ‘워낭소리’는 팔순 농부와 마흔 살 늙은 소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다. 평생 땅을 지키며 살아온 농부 최 노인. 귀가 잘 안 들리고 한쪽 다리가 불편한 그에게는 30년을 부려온 소 한 마리가 있다. 소의 수명은 보통 15년. 그런데 이 소의 나이는 무려 마흔 살이다. 살아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 나이지만 노인에게 이 소는 가장 친한 친구이면서 최고의 농기구고 유일한 자가용이었다. ‘아버지를 통해 소를, 소를 통해 아버지를 보여주고 싶었다’는 감독의...
2024.11.28 17:002010년 개봉한 영화 ‘황해’에서 배우 하정우가 김을 한입에 넣어 먹는 이른바 ‘김 먹방’ 장면은 수많은 패러디를 만들어내며 지금까지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하정우가 맛깔스럽게 먹던 ‘김’은 홍조식물의 한 종류인 보라털과에 속해있는 해조류를 총칭한다. 김에는 단백질을 비롯해 필수아미노산, 비타민, 섬유소, 카로틴 등이 다량 함유돼 있고, 소화도 잘 돼 영양식품으로 인기가 높다. 고려 충렬왕때 일연 스님이 편찬한 삼국유사에는 신라시대부터 김을 먹었다는 내용이 실려 있다.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김을 양식하기 시작한 시기는...
2024.11.27 17:26‘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요즘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로제 (ROSE), 브루노 마스(Bruno Mars)의 듀오곡인 ‘아파트(APT.)’다. 최근 국내 가요계를 휩쓸고 있고, 빌보드 차트 10위권까지 진입하면서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영어의 apartment(아(어)파트먼트)가 어원이지만 조금씩 변형돼 한국어로 아파트가 됐다. 한국의 아파트는 분양용 다층 공동 주택이라는 의미로 쓰이는 데 반해, 영어 ‘apartment’는 임대용 공동 주택을 뜻한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아파트에 대한 애착이 높다. 실거주 또는...
2024.11.26 17:29또 뒤통수를 맞았다고 한다. 지난 24일 일본 이가타현 사도시 아이카와개발종합센터에서는 최초의 ‘사도광산 추도식’이 열렸다. 1940년대 1500여명의 한국인이 강제동원돼 혹독한 노역에 시달리며 피를 토한지 80여년, 1967년 일본이 ‘사도 광산 유적’이라는 이름으로 사적 지정하며 역사 ‘닦아내기’를 시작한지 60여년 만이다. 사도광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지 4개월여 만에 개최된 이번 추도식은 일본 정부에서 주관했더라도 가장 큰 피해국인 한국이 주인공이어야 맞는 자리였다. 하지만 한국 관계자와 유족들을 위해 만들...
2024.11.25 18:46‘용병’(傭兵)은 돈을 받고 싸우는 사람을 말한다. 인류 역사에서 ‘매춘’ 다음으로 가장 오래된 직업으로 꼽힌다. 기원전 13세기 이집트의 람세스 2세는 1만여 명의 용병을 고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고대 그리스나 페르시아 왕들도 전쟁에 용병을 활용했다는 기록들이 나온다. 현대 이후 용병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프랑스 외인부대’다. 전 세계 약 140개국 출신 8500여명으로 이뤄진 프랑스 육군 소속인 이들은 1831년 국왕 필립 6세가 식민지인 알제리 반란을 제압하기 위해 창설됐다. 이 부대는 만 17∼40세 남성 ...
2024.11.24 19:14“맛은 엄마의 추억이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은 그래서 이 세상 어머니의 숫자와 동일하다.” 2010년 제작된 영화 ‘식객 김치전쟁’은 김치를 주제로 한 엄마에 대한 영화다. 식객의 두 주인공 성찬과 장은. 이 시대 마지막 어머니의 손 맛이 담긴 ‘춘양각’을 놓고 숙명적인 대결을 펼치는 이들에게 ‘진짜 싸움’은 자신의 과거와 엄마, 자신과 화해하는 과정이었다. 영화에 등장하는 123가지의 김치 요리도 결국 엄마로 연결된다. “겨울철 언 땅에 묻어놓은 김장김치의 맛, 1년 365일 먹으면서 한국인의 뇌리에 깊숙이 자리잡은 ‘엄마...
2024.11.21 17:14지난달 10일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이후, 한작가의 작품들이 서점가에서 날개돋친 듯 팔리고 있다. 교보문고가 지난 8일 발표한 11월 1주차(10월30일~11월5일) 베스트셀러 순위에 따르면 한강의 ‘소년이 온다’가 ‘채식주의자’를 밀어내고 다시 베스트 셀러 1위를 차지했다. 3위를 지킨 ‘작별하지 않는다’와 ‘소년이 온다’, ‘채식주의자’ 등 한강의 세 작품이 번갈아가며 1위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흰’(4위),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5위), ‘희랍어의 시간’(6위), ‘디 에센셜’(8위),...
2024.11.20 17:09‘스치기만 해도 KO~’. 1980~1990년대 사각 링 위를 호령했던 마이크 타이슨(58)의 펀치 위력이다. 1990년 이전까지 그는 37전 37승 33KO승의 대기록을 세웠다. 타이슨과 대결을 펼친 선수 상당수가 3분도 버티지 못하고 링 위에 쓰러졌다. ‘신의 재능’을 갖춘 타이슨에게 ‘세기의 핵 주먹’이라는 수식어는 당연한 결과다. ‘핵 주먹’ 타이슨은 1966년 6월 30일 뉴욕 브루클린의 빈민가에서 태어났다. 불우한 환경 속에 그의 10대 시절은 암울했다. 그러나 전설적인 복싱 트레이너 커스 다마토를 만난 타이슨의 인...
2024.11.19 17:19광주·전남 지역에서 지속되고 있는 인구 유출 현상은 단순히 통계상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지방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이들이 고향을 등지고 수도권으로 떠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중요한 경고다. 호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3분기 지역경제 동향 분석자료’에 따르면 광주와 전남에서 각각 1661명과 736명이 순유출됐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 중 상당수가 20대 청년층이라는 점이다. 이는 지방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다. 광주와 전남에서 특히 두드러지는 현상은 20대 청년들의 급격한 유출이다. 광주에서는...
2024.11.18 17:56미국 경제학자인 조지프 슘페터는 1942년 자신의 저서 ‘자본주의, 사회주의, 민주주의’를 통해 ‘고전적 민주주의’와 자신이 생각하는 민주주의를 분리했다. 그는 자본주의와 함께 발전한 ‘고전적 민주주의’의 본질은 공동의 의지를 통해 공동의 선으로 나아가는 과정 자체라고 짚었다. 그러나 그는 이 과정에서 고전적 민주주의의 한계가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모든 사람의 의지가 ‘공동의 의지’로 반영됨에 따라 절대 다수의 주장이 무조건적으로 옳다고 받아들여지는 등 절대적인 진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슘페터는 이러한...
2024.11.17 19:02시인 안도현의 대표작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 ‘연어’다. 그는 이 작품에서 연어라는 은유를 통해 인간이 겪어야 할 성장의 고통과 아픔을 그려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다. 일시적인 시련이나 존재의 의미가 삶의 이유라는 철학적 가르침도 안겨줬다. ‘나뭇잎들이 강 아래로 내려가는 것은 거슬러 오를 줄 모르기 때문이다’, ‘거슬러 오른다는 것은 지금 보이지 않는 것을 찾아간다는 뜻이지. 힘겹지만 아름다운 일이란다.’, ‘알을 낳는 일이 중요하지만 얼마나 건강하고 좋은 알을 낳는가도 중요해’ 같은 본문 속 대화들은 지금 읽어도 감동이다. ...
2024.11.14 17:42공론정치를 지향했던 조선은 제한적이기는 하나, 언로(言路)를 열어 놓기 위한 여러 가지 제도를 시행했다. 사간원, 사헌부, 홍문관 등 이른바 삼사(三司)라 불리는 상설 기관을 조정에 두어 임금의 국정운영이나 정책에 대해 간쟁과 감찰, 자문을 했으며, 사대부들은 공론을 살펴 국정에 알리는 상소(上疏)를 무시로 올렸다. 학자들에 따르면 조선왕조 500년간 관료와 학자, 유생들이 올린 상소가 수만 건에 이른다고 하니 나름 언로가 트여 민소(民訴)제도가 활발했던 것이 분명하다. 상소는 국민들이 언론이나 국민동의청원 등 ...
2024.11.13 16:46키178㎝에 80㎏이 뚱뚱하다? 최근 한국사회에서 비만 기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비만 기준을 따지는 체질량지수(BMI)의 기준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BMI(Body Mass Index)는 몸무게(㎏)를 신장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키 178cm 기준 체중 80kg, 키 163cm 기준 체중 67kg이면 BMI 25에 해당한다. 우리나라는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지역 기준에 따라 BMI 18.5~22.9는 ‘정상’, 23~24.9 ‘비만 전단계’(위험체중·과체중), 25 이상이면 비만 등으로 분류한다. ...
2024.11.12 16:57광주는 지난 10월10일을 기점으로 민주화의 도시라는 이명 이외에 하나가 더 추가됐다. 인문학 계열에서는 누구나 엄지를 치켜세워주는 ‘노벨문학상’의 도시가 바로 그것이다. 받고 싶다고 해서 받을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응모를 하는 것도 아니다. 한 작가의 작품이 쌓이고 그것을 읽고 누군가가 추천해야만 가능하다. 그리고 그 추천자는 세계의 석학 중에서도 특히나 문학적 감수성과 지성이 탁월한 사람들이다. 최소한 21세기 초반에는 불가능할 것 같았던 노벨문학상을 다른 곳도 아닌 광주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한강 작가가 받았다. 더...
2024.11.11 1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