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욱 서울취재본부 부국장 |
우리의 주식은 쌀이다. 쌀 소비가 매년 줄긴 하지만, 한국 사람들이 살아가는 힘은 ‘밥심’이다. 하루 한끼라도 밥을 먹지 않으면, 뭔가 부족한 느낌이다. 기후재해로 농산물의 생산 변동이 커지면서 쌀 생산량 역시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지금은 소비가 줄어 남아돌지만, 기후변화가 심화되면 쌀 수급 상황을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대규모 흉작이 발생하고 쌀 마저 외국에 종속된다면, 지금의 풍요는 한 순간의 신기루처럼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래서 안정적인 수급과 적절한 가격, 그리고 농민들의 헌신에 대한 대가가 주어져야 한다.
지난달 28일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쌀값이 기준 가격에서 폭락 또는 폭등할 경우, 정부가 초과 생산량을 의무적으로 매입하는게 핵심이다. 식량 수급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강화해 가격 급·등락을 막는 법이다. 쌀 가격 폭락으로 고통 받는 농민을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이다.
그러나 정부여당은 “남는 쌀 강제 매입법이다. 공급과잉 고착화로 쌀값은 계속 내려가고 막대한 재정부담만 가중된다”고 반대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대통령에 거부권을 건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본회의 양곡법 찬성 토론에서 ‘농사짓는’ 더불어민주당 임미애(비례대표) 의원은 “쌀의 기대소득을 낮춰 쌀 농가들을 쫓아내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한다면 우리 농업의 미래는 찾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농민들이 내년 부터는 농사를 안정적으로 준비할수 있도록 윤석열 대통령이 ‘농촌 1호 영업사원’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