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1000일…보라색 목걸이 1000개에 담은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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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이태원 참사 1000일…보라색 목걸이 1000개에 담은 그리움
  • 입력 : 2025. 07.12(토) 17:05
  • 김성수 기자·연합뉴스
12일 이태원 참사 기억소통공간인 서울 종로구 별들의집에서 유가족 등 참가자들이 오는 24일 참사 발생 1천일을 맞이하며 추모 목걸이를 함께 만들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1000일을 앞두고, 희생자 유족과 시민들이 보라색 리본 목걸이 1000개를 만드는 작업에 나섰다. 참사의 기억을 이어가기 위한 이들의 손끝은 조용하지만 단단했다.

12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 ‘별들의집’에서는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가 주최한 추모 목걸이 제작 행사가 열렸다. 이들은 오는 24일 저녁 명동성당에서 열리는 ‘추모의 밤’ 행사에서 이 목걸이들을 시민들과 나눌 예정이다.

이날 현장에는 유족과 시민 등 40여 명이 참여했다. ‘○○ 아빠’, ‘○○ 엄마’로 서로를 부르며, 목걸이 1000개 완성을 목표로 손을 바쁘게 움직였다. 보라색 가죽 끈으로 만든 리본 목걸이 500개, 별과 ‘10·29’가 새겨진 펜던트 목걸이 500개가 제작된다. 지금까지 약 300여개가 완성됐고, 오는 16일과 19일에도 제작이 이어질 예정이다.

고(故) 이주영 씨의 어머니 최진희 씨는 “주영이가 없어진 지 벌써 1000일이라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며 “기억해야 진상규명이 가능하다. 함께해주는 시민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경기 고양에서 온 이택성(73) 씨는 “참사를 막지 못한 정부가 안타깝다”며 “작지만 의미 있는 봉사를 하고 싶어 왔다”고 했다.

수원에서 엄마와 함께 방문한 심민강(15) 군은 “세월호 때도 기억식에 참여했는데,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 참사 1000일이라니 실감이 안 난다”고 말했다. 그의 어머니 강경화 씨는 “이런 섬세한 작업을 보며 유족들이 마음을 다잡고 있다는 걸 느낀다”며 “이번을 계기로 진상규명에 더 관심을 가지겠다”고 했다.

이날 만든 목걸이 하나하나에는 이름 대신 남은 이들의 손길이 담겼다. 유족들은 “기억해달라”는 단순하지만 절실한 마음을 담아 목걸이를 시민의 가슴에 걸어줄 예정이다.
김성수 기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