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는 노동자의 사망과 관련 사용자 측의 과실을 엄중히 묻기 위한 중대재해처벌법이라는 법이 있다. 지난해 1월 50인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시행됐고 오는 2024년부터는 50인 미만 기업도 법 적용을 받는다. 한마디로 노동자가 일하다 사망하지 않도록 고용주의 안전 의무를 강화하라는 법이다. 그렇다면 정말 이 법은 노동자를 지켜주고 있는가. 지난달 11일 광주 남구 봉선동 한 아파트 신축 공사현장서 자동화설비 작업을 하던 하청노동자가 갑자기 추락한 건설용 리프트에 깔려 숨졌다. 2인 1조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현장에서 해당 노동자는 사고 추정 시간인 오후 1시30분에서 2시간이 지난 시점에서야 발견됐다. 누가 봐도 명백한 안전사고다. 사망한 노동자가 작업하던 현장은 공사액만 220억 원이 넘어 원청 한국건설은 중처법 대상(공사액 50억 이상)이다. 그렇다면 이 사업장에...
2023.07.13 17:15입법예고 기간을 거쳐 국방부가 일부 조항을 수정한 것으로 알려진 광주군공항이전특별법 시행령에 자치단체에 부담을 지우는 이른바 ‘독소조항’이 여전하다고 한다. 군공항 이전은 국가사업으로 무엇보다 공공성이 우선 돼야 한다. 낙후된 서남권 개발을 통한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의미도 크다. 이런 상황에서 공공성은 뒷전인 채 수익성만을 강조하는 듯한 국방부와 정부의 안일한 인식이 안타까운 일이다. 12일 광주시에 따르면 국방부는 다음 주 초 광주군공항이전특별법 시행령에 대한 재입법 예고를 공고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앞서 지난 5월 18일 종전부지 주변 지역 지정 절차의 명확한 규정과 사업비 초과 발생 방지를 위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의무와 역할, 초과사업비 지원에 관한 절차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광주군공항특별법 시행령을 입법예고 했다. 하지만 광주시는 사업비 초과 발생 방지 조항이 ...
2023.07.12 17:28집중호우가 쏟아진 지난달 27일 약 274㎜의 비가 쏟아지자 석곡천 제방이 50m가량 무너졌다. 광주 북구는 이튿날 흙이 담긴 톤백들로 임시 복구를 마쳤다. 그리고 보름여가 지났다. 지난 11일 광주·전남 지역에 시간당 최대 59㎜의 비가 쏟아졌다. 강렬했지만 확실히 지난번 폭우보다는 약했다. 전남일보가 긴급히 석곡천 현장으로 출동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1시간의 호우에 톤백·붕괴 잔해 등이 잠겨있었다. 지난 번 호우 때 주변 마을사람들은 대피령 직전까지 갔었다. 그런데 보름만에 그 절반에 불과한 비에도 다시 붕괴 조짐을 보이니 마을 사람들의 얼굴은 불안감 가득할 따름이었다. 서구 농성동 교직원공제회 앞도 물난리를 겪었다. 공제회 앞 도로는 폭우가 쏟아진 지 불과 30여 분 만에 물에 잠겨 거의 하천처럼 변했다. 행인들의 불편은 말할 것도 없고 도로를 뒤덮은 흙탕물을 보며 “...
2023.07.12 17:26붕괴사고가 발생한 광주 화정아이파크 철거에서 지상 1~3층과 지하층이 제외된다고 한다. 주거공간이 아니라는 게 이유다. 화정아이파크의 붕괴는 무리하고 부실한 시공이 원인이었다. 설계부터 콘크리트 강도까지 총체적 부실이 만든 인재였다. 그런 부실현장을 주거공간이 아니라는 이유로 존치하겠다는 현대산업개발의 철거안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11일 HDC현대산업개발 A1추진단에 따르면 시범 해체는 이르면 오는 14일 붕괴사고가 일어나지 않은 101동부터 시작한다. 2개 층을 우선 철거하면서 추가 안정성을 확보한다는 것이 현산 측의 설명이다. 이어 8월 중순 203동, 8월 말 103동 순으로 동별 철거가 들어가고 붕괴된 201동은 사방을 두르는 가시설물 작업이 39층 규모 중 24층까지만 진행돼 가장 마지막으로 철거될 예정이다. 공사는 타워크레인과 가시설물, 보강재를 설치해...
2023.07.11 18:10지하철 안에서 옷으로 손에 난 땀을 닦은 한 남성이 성기 터치로 인한 공연음란죄로 신고를 당했다. 이 남성은 다행히 불기소 처분을 받았지만, 신고와 수사 과정에서 어마어마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 이 남성을 신고한 사람은 앞자리에 앉아 있던 여자였다. 여성이 고소한 이유는 “그저 누구 한명 고소하고 싶어서.”였다. 2021년에 실제 일어난 일이다. 무고죄는 타인의 인생을 한순간 망가뜨리는 아주 악질적인 범죄다. 그러나 그 파급력에 비해 처벌은 매우 낮고 수사도 어렵다. 특히 성범죄 관련해서 대한민국은 ‘무죄추정 원칙’이 전혀 통하지 않는다. 피해자의 증언이 우선되기 때문에 신고 당하면 ‘범인’의 낙인부터 찍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 정권이 탄생한 배경에는 20~30대 남성들의 ‘무고죄’에 대한 공포와 분노가 자리하고 있다는 말이 떠돌 정도였다. 이런 와중에 광주지검이 의...
2023.07.11 18:09윤석열 정부의 지방시대 국정과제를 총괄할 대통령 소속 지방시대위원회가 10일 공식 출범했다. 지방시대위원회는 자치분권위원회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통합한 기구로, 윤석열 정부의 지방시대 국정과제와 지역공약을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다. 지역에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지역 정주 여건을 구축하고 지역 대학을 키워 대한민국 어디에나 살기 좋은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낼 지방시대위원회의 활약을 기대한다. 지방시대위원회의 역할은 지방분권 및 균형발전 관련 계획과 공약을 유기적으로 연계하고 지역의 정책이나 사업을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시·도별로 수립했던 지방시대 계획을 기초로 지방시대 종합계획을 상향식으로 수립해 지방의 자율적인 정책결정권도 보장할 수 있다. 지역균형발전의 필수요건인 기업의 지방투자 확대 및 양질의 일자리 창출도 기대할 수 있다. 이날 출범식에서 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이 ...
2023.07.10 18:18코로나19에 대한 위협이 종식되자 음주운전이 폭증하고 있다. 그동안 밀렸던 술자리가 속속 열리면서 술 마시고 운전대를 잡는 위험천만한 일들이 광주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음주운전은 살인 행위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한 시점이다. 광주경찰에 따르면 2019년 한해 음주운전이 4063건이었다. 이것도 많은 수치인데 코로나 막바지였던 지난해는 무려 500건이 상승한 4548건이었다. 같은 기간 음주운전으로 발생한 사망자도 5명에서 9명으로 늘었다. 수치로 환산하면 지난해의 경우 매달 400명 가까이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된 것이다. 여기에 올 7월에는 이틀 연속 현직 경찰관들이 음주운전으로 입건됐다. 지난 6일 서구 한 지구대 B순경이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가 교통량조사 제어기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다음 날인 7일에도 파출소 소속 한 경찰이 술에 취한 상태로 차를 몰다...
2023.07.10 18:18최근 서울시의 행정 중에 눈에 띄는 것이 하나 있다. 담배꽁초에 관한 정책이다. 서울시는 현재 5만 원 수준인 담배꽁초 무단투기 과태료를 위반 횟수에 따라 1차 10만 원→2차 15만 원→3차 20만 원으로 상향하기 위한 관련 법 개정안을 준비 중이다. 벌금만 올리는 것은 아니다. KT&G와 함께 관내 흡연자에게 신형 휴대용 재떨이를 이달 6000개, 다음 달 7000개씩 무료로 보급할 계획이다. 부천시도 담배꽁초 수거함에 시정과 관련한 질문 등을 새겨 꽁초로 투표하게끔 해 시민 소통 창구로 활용하는 등의 활성화 방안을 내놓고 있다. 이 두 도시가 담배꽁초를 잡기 위해 고민하는 이유가 뭘까. 광주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광주·전남에서 매년 발생하는 화재 중 400여 건이 무려 담배꽁초 부주의 때문에 일어나고 있다. 또 담배꽁초는 빗물받이에 쌓여 여름철 호우 시 침수의 원인이...
2023.07.09 17:20광주 도시철도 2호선 공사에서 비롯된 시민의 불편 민원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 7일에는 동구 지산사거리 공사장 주변 인도에서 깊이 3m의 땅꺼짐 현상이 발생해 인도 위를 걷던 시민이 부상을 입는 사고도 발생했다. 대부분의 사회적 재난은 발생 전 ‘위험신호’가 나온다. 안전한 도시철도 건설을 위한 전면적인 점검이 필요한 때다. 9일 정의당 광주시당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시민 제보로 집계된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공사 관련 피해 민원은 지난 7일 기준 170여 건에 이른다. 이 가운데 80%에 달하는 130여 건은 노면 상태 불량에 따른 타이어 파손 등이었지만 땅 꺼짐 등 지반 침하 추정과 이에 따른 주택 파손 등도 드러났다. 도시철도2호선 공사 구간 앞 상가가 침수되고, 긴 공사기간이나 과도한 도로 통제, 상습 지연 구간의 정체 등의 민원도 잇따랐다. 지난 달에는 서구 금호...
2023.07.09 17:21새마을금고 발 금융불안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문제로 떠 오른 이후 최근 경기도에서 예·적금 수신이 급락했고 6일에는 정부가 유동성을 지원할 뜻을 밝혔다. 새마을금고는 창설 60년 동안 고객의 예금을 지급하지 못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한다. 더 이상의 시장불안이 계속되지 않도록 제대로 된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은 6일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열고 새마을금고를 관리하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예수금 동향을 밀착 모니터링하고 위험 요인에 대해 적극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대규모 예금 인출 우려에 대해서도 예·적금을 해지한 고객이 다시 새마을금고로 재예치하는 경우 기존 비과세 혜택을 유지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이번 범정부 대응단에는 행안부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 관계 기관...
2023.07.06 17:03광주경찰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광주에 거주하는 외국인 수는 총 2만 9948명으로 집계됐다. 여러 인종들이 모여 사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되려 국제화 시대의 흐름에 따른 당연한 수순이기도 하다. 허나 사람이 늘면 범죄도 늘게 마련이다. 광주에서는 매해 평균 약 600건에 달하는 외국인 범죄가 발생했다. 최근 5년간 광주지역에서 상해·절도 등으로 붙잡힌 외국인은 총 2959명이다. 연도별로는 △2018년 502건 △2019년 687건 △2020년 680건 △2021년 629건 △2022년 461건이다. 이 중 가장 많은 수의 외국인 사건을 담당했던 광산경찰은 외국인 밀집 지역인 광산구 월곡동을 ‘외사 안전 구역’으로 신청, 지난해 9월 지정됐다. 외사 안전 구역은 경찰청이 전국 주요 외국인 밀집 지역 중 외국인 수·외국인 피의자 수 등을 종합해 외사 치안 수요가 많은...
2023.07.06 17:00광주 남구 양림동에는 공예특화거리가 있다. 남구가 양림동의 근대문화 유산을 토대로 공예산업 육성과 구도심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20년 오래된 가옥 20여 채를 리모델링 해 펭귄마을 일대에 조성한 문화관광지다. 예산 40여억 원이 투입되고, 조성 공사만 4년이 걸리는 등 남구가 오랫동안 공을 들인 사업이기도 하다. 공예거리에는 12개의 공방이 입주해 공예품 판매, 체험 프로그램 운영 등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 공예거리 상인들이 연일 죽겠다며 비명을 지르고 있다. 전남일보의 취재에 따르면 해당 거리를 오전에 걸어보니 특화거리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였다. 특화거리가 세워진 지 불과 3년만의 일이다. 표면적인 이유는 코로나19 때문이다. 개장 시기가 코로나19 유행과 겹치면서 시작부터 이곳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런데 코로나가 종식됐음에도 작품 판매는 고사하고 방문객조차 없는 날이 ...
2023.07.05 17:12광주와 전남에서 출생 신고가 누락된 이른바 ‘유령 아동’ 의심 사례가 34건으로 잠정 접수됐다. 앞서 지난 달 경기 수원의 한 아파트 냉장고에서 살해된 영아 시신 2구가 발견되는 등 영유아 살해 사건이 잇따르면서 사회적 파장을 불러왔다. 미래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어린아이의 생명마저 지키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구멍난 양육 현장이 안타깝다. 5일 광주·전남경찰청에 따르면, 출산 뒤 출생 신고가 되지 않은 ‘유령 아동’ 의심 사례 중 조사 대상은 광주 14건, 전남 20건으로 확인됐다. 광주에서는 의심 사례 중 4명의 소재가 파악됐다. 나머지 10명 가운데 7명은 베이비박스에 맡겨진 것으로 잠정 확인됐고, 3명은 입양시설과 보호자 등을 상대로 조사가 진행 중이다. 전남에서는 총 24건 가운데 13건은 보호자가 베이비박스에 맡겼다고 주장하고 있고, 소재 조차 파악되지 않은 사례는 5...
2023.07.05 17:13국제원자력기구(IAEA)가 4일 일본 정부에 핵 오염수의 해양 방류 계획을 평가한 최종 보고서를 제출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 기준에 부합하고 방사능 영향이 무시할 수 있을 정도라는 것이다. 일본 정부도 올 여름 오염수를 예정대로 방류하겠다는 계획을 재확인 했다. 이미 예견된 일이지만 주변국의 목소리에 귀를 닫은 채, 자신의 주장만 되뇌이는 무책임한 일본의 결정을 강력하게 규탄한다. 일본이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할 경우 수산업의 비중이 높은 전남은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된다. 당장 방류가 현실화 되지 않은 지금도 광주·전남지역 대부분의 횟집엔 손님이 줄고 수산물 소비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어업현장의 불안감도 어느 때보다 높다. 천일염이나 멸치, 미역 등 건어물 상가에서는 ‘안전하다’는 정부의 말이 무색할 정도로 사재기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그야말로 소...
2023.07.04 17:34광주 북구 석곡천 제방이 또 다시 붕괴되면서 주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수백 억원을 들여 공사했지만 위험은 여전했던 것이다. 집중호우가 쏟아진 지난달 28일 석곡천 제방이 50m가량 무너졌다. 다행히 비가 금세 그치면서 대피는 하지 않았지만 주민들의 공포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이곳의 붕괴가 갑작스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석곡천 제방이 무너진 건 올해가 세 번째다. 이곳은 예부터 비가 오면 범람이 잦고 물살이 거셌다. 특히 이번 붕괴 장소는 크게 굴곡진 탓에 강줄기가 그대로 부딪혀 주민들도 항상 ‘노심초사‘하는 곳이었다. 물론 광주시도 손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광주시는 지방 하천 재해 예방·안전 확보를 위해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석곡천 환경 개선 사업을 추진했다. 북구 화암동~운정동 7.1㎞를 정비하는 데 290여 억원 들였다. 거액을 들여 정비했...
2023.07.04 17: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