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사설>임시복구 마쳤는데…또 다시 침수된 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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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남일보]사설>임시복구 마쳤는데…또 다시 침수된 광주
1시간 호우에 곳곳서 물 난리
  • 입력 : 2023. 07.12(수) 17:26
집중호우가 쏟아진 지난달 27일 약 274㎜의 비가 쏟아지자 석곡천 제방이 50m가량 무너졌다. 광주 북구는 이튿날 흙이 담긴 톤백들로 임시 복구를 마쳤다. 그리고 보름여가 지났다. 지난 11일 광주·전남 지역에 시간당 최대 59㎜의 비가 쏟아졌다. 강렬했지만 확실히 지난번 폭우보다는 약했다.

전남일보가 긴급히 석곡천 현장으로 출동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1시간의 호우에 톤백·붕괴 잔해 등이 잠겨있었다. 지난 번 호우 때 주변 마을사람들은 대피령 직전까지 갔었다. 그런데 보름만에 그 절반에 불과한 비에도 다시 붕괴 조짐을 보이니 마을 사람들의 얼굴은 불안감 가득할 따름이었다. 서구 농성동 교직원공제회 앞도 물난리를 겪었다. 공제회 앞 도로는 폭우가 쏟아진 지 불과 30여 분 만에 물에 잠겨 거의 하천처럼 변했다. 행인들의 불편은 말할 것도 없고 도로를 뒤덮은 흙탕물을 보며 “이게 과연 광역시의 주요 도로가 맞나”하는 탄식도 터져 나왔다.

거리를 가득 메운 흙탕물은 골목과 상가 거리 사이로 흘러가 침수 피해를 일으켰다. 이 탓에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시민들과 승강장에 정차중인 택시기시들이 대피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여기 공제회 앞 도로 역시 석곡천 제방과 마찬가지로 지난번 집중 호우로 침수됐던 곳이다. 당시 현장 조사를 했던 서구청은 교직원공제회 앞 사거리에 설치된 고원식 횡단보도와 차도의 단차 때문에 빗물이 배수로로 흘러가지 못하고 쌓인 것이라고 밝혔다. 원인은 알았는데, 조치는 취하지 않은 모양이다. 추가 배수 시설을 올리는 등의 보강 조치는 소식이 없다.

진짜 시민을 위한 행정은 불편이 있었는지 조차 알 수 없도록 사전에 준비하고 예방하는 것이다. 그 정도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 터진 곳만 다시 터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그리 어려운 모양이다. 흔히 들 ‘한번은 실수지만 두번은 고의적’이라고 하는데, 이쯤 되면 합리적인 의심이 절로 들 수 밖에 없다. 재난을 방치하는 이유에 대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