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폭우에 이어 폭염이 심각하다. 온열 환자가 지난해의 약 3배인 2400명을 넘어서고 폐사 가축 수도 지난해 10배, 100만 마리를 넘어섰다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야외에서 일하는 노동자에 대한 보호, 추가 농가 피해 예방, 물가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수령률이 높은 것과 관련해 “국민이 얼마나 소비쿠폰을 기다려왔는지를 보여준다”며 “혹여 지급 대상에서 누락되고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잘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하나 되새겨봐야 할 것이 있다”며 “행정을 하는 데 있어서 공급자인 공무원의 행정 편의를 위주로 생각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부산·광주 등 일부 지자체가 소비쿠폰 금액에 따라 카드 색상에 차이를 둬 수령자의 소득 수준을 노출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일을 언급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모두가 행복하자고 하는 일이 누군가에게는 엄청난 좌절감, 소외감, 상실감을 주기도 한다”며 “카드에 금액을 표현해서 ‘내가 기초생활수급자구나’라는 게 드러나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럽겠느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런 걸 경험 삼아서 행정은 나라의 주인인 국민을 중심으로 사고하고 실행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생각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시작하기 전, “임명되지 않은 몇 분을 뺀 새로운 국무위원들이 왔다. (전에) 인사말 하지 않은 분들 (인사) 하고 시작하자”면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에게 발언권을 넘겼다.
첫 발언자로 나선 안 장관은 “12·3 불법 계엄으로 우리 군의 ‘군심’이 흩어져있다”며 “군심을 바로잡고 국민의 군대로 재건시키는데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야 도달하는 목적지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말고삐를 확실히 잡고 우리 군의 개혁을 이끌어내겠다”며 “여기 계신 국무위원들의 많은 협력을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안 장관을 향해 “국방일보가 장관님의 취임사를 편집해서 핵심 메시지를 빼버렸다던데, 기강을 잘 잡으셔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심각하다. 국방부 장관이 한 취임사를 편집해서, (취임사 내용 가운데) 내란 언급은 싹 빼버렸다더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국방부 산하 국방홍보원이 발행하는 국방일보가 전날 신문에 안 장관의 취임사를 실으며 12·3 비상계엄과 관련한 안 장관의 메시지를 누락했다는 의혹을 받은 것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64년 만의 첫 문민 국방장관인 안 장관은 지난 25일 취임사에서 “비상계엄의 도구로 소모된 과거와 단절하고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데에만 전념하는 ‘국민의 군대’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