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임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로 선임된 윤범모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이 28일 서울 중구 달개비하우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윤 대표는 28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올해 30주년을 맞은 광주비엔날레는 그동안의 성과를 정리하고, 앞으로 30년을 준비하는 새로운 기반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표는 1995년 광주비엔날레 창립 집행위원과 특별전 큐레이터로 참여했고, 이후 2015년 20주년 특별전 ‘달콤한 이슬, 1980 그 후’를 기획한 바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장을 역임한 그는 미술사학자이자 평론가, 전시기획자로 오랜 경력을 쌓아온 인물이다.
그는 “창립 당시만 해도 ‘비엔날레’라는 말 자체가 낯설었지만, 이제는 세계 미술계에서 광주비엔날레가 주목받는 시대”라며 “광주의 역사성과 예향이라는 지역 정체성을 예술적으로 승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비엔날레재단은 올해부터 광주디자인비엔날레도 함께 주관하게 된다. 2013년 이후 중단됐던 디자인비엔날레가 12년 만에 재개되면서, 재단은 격년이 아닌 매년 비엔날레를 개최하게 된다. 윤 대표는 “단순히 비엔날레의 양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행사에 고유한 정체성과 방향을 부여해 질적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는 “비엔날레는 미술관처럼 과거를 보존하는 공간이 아니라, 새로운 미술 담론을 생산하고 창조하는 실험장이 돼야 한다”며 “30년 동안 축적된 기록과 성과를 정리하는 아카이브 구축도 병행해 온라인이나 전시 형태로 공개하겠다”고 전했다.
현재 비엔날레 전시관은 건립된 지 30년이 지나 노후화가 심각한 상태다. 이에 따라 광주시는 기존 전시관 주차장 부지에 총 1180억원을 들여 연면적 3만2276㎡, 지상 3층 규모의 새 전시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윤 대표는 “행정 절차 지연으로 착공이 늦어졌지만, 늦어도 내년에는 첫 삽을 뜨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후원회 조직도 주요 과제로 언급됐다. 윤 대표는 “국립현대미술관장 시절과 비교하면 예산과 인력 여건이 열악하다”며 “광주비엔날레가 지속가능한 국제행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전국 단위의 후원회 조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비엔날레는 행정력 없이 예술만으로는 운영될 수 없다”며 “대표로서 가장 중요한 역할은 비엔날레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제도적 기반을 다지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광주비엔날레가 세계 미술계에서 더욱 인정받는 플랫폼이 되도록,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경험과 역량을 쏟아붓겠다”며 포부를 밝혔다.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