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수의 ‘나눔 톡톡’>욕심 줄이기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테마칼럼
김동수의 ‘나눔 톡톡’>욕심 줄이기
김동수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혈액원 원장
  • 입력 : 2025. 02.25(화) 18:26
김동수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혈액원 원장
지금 정국과 맞물려 행정고시 출신 전직 공무원 노한동이 쓴 ‘나라를 위해서 일한다는 거짓말’이란 책이 화제다. 이 책에서 그는 공직사회의 무능한 일상과 윗사람의 심기를 맞추는데 전적으로 집중된 업무 평가 시스템, 바뀌는 정권과 여론에 갈피를 못 잡는 조직, 혈세라면서 예산 규모를 늘리기만 하면 성과로 평가받는 분위기 등 공무원 조직의 폐단을 적나라하게 지적했다.

이러한 지적이 공직사회 전부라고는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탄핵정국에서 우리 사회의 갈등과 분열이 심화하는 가운데 소신 있는 고위공직자의 모습을 보기가 쉽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어렸을 적에 “나중에 커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라고 물으면 대부분 아이가 “나는 대통령이, 의사가, 검사, 판사가 꿈이다”라고 먼저 답을 했던 것 같다. 왜냐고 물으면 국민을 위해서, 환자를 살리기 위해서, 정의를 위해서라고 말했지만, 지금 고위공직자들이 자리에 연연하는 처세를 보면 내심 사명감보다 지위와 권력에 대한 열망이 더 컸던 것은 아닌가 싶다. 그 이유가 여러 가지 있겠지만 우리가 선진국으로 도약하기까지 권위적이고 출세 지향적인 시대적 상황과 사회적 분위기에서 살아왔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다 보니 우리나라 국무위원 인사청문회를 보면 후보자의 능력을 검증하기보다 부정한 부동산 취득과 자녀 위장 전입 등의 문제가 주요 쟁점이 되었다. 그만큼 국무위원으로서 도덕성이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를 검증하기 위해서 한 발짝 더 나아가 후보자가 우리 사회에 어떤 봉사를 했는가?, 구체적으로 얼마나 나눔을 실천했는지? 을 따져 보는 것이다. 이와 같은 나눔과 봉사활동이 제도적으로 후보자의 자질을 평가하는 하나의 기준이 된다면 좀 더 청렴한 공직자들이 많아지지 않을까 싶다.

이타적인 나눔은 공직자의 청렴과도 연관된다. 사전에 청렴은 ‘탐욕이 없음’을 뜻한다. 고로 가진 것을 나누는 기부와 봉사, 헌혈과 같은 나눔의 실천은 청렴한 사회를 만드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또한 남을 배려하는 나눔은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서로를 존중하고 역지사지하는 문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여러 가지 나눔 중에서 많은 공직자가 생명나눔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광주에서 헌혈 700회를 달성하시고 공익광고까지 찍은 67세의 강영선 씨는 광주 남구청 공무원이었고 이보다 훨씬 앞서 달성하시고 한국 기네스북에 오른 손홍식 씨도 광주 통계청 공무원이었다. 연달아 300회, 500회를 달성하는 군인, 경찰, 교사들도 속출하고 있다.

‘미국의 아버지’ 중 한 명인 벤저민 프랭클린은 “행복해지려면 두 가지 길이 있다. 소유물을 늘리거나 욕망을 줄이거나 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먼저 경제적인 부를 늘리면 행복하다. 하지만 가진 것이 많아도 욕망이 줄어들지 않으면 행복할 수 없다. 반면 바라는 욕망을 줄이면 가진 것이 적어도 행복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행복해지려면 소유보다 욕망을 줄여 오히려 가진 것을 나누는 지혜가 더 필요할 것 같다.

따라서 고위공직자를 비롯한 많은 사람이 욕심을 줄이고 서로 배려하는 나눔을 실천할 때 개개인의 행복은 물론 지금의 갈등과 분열된 우리 사회를 치유하고 통합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