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아쉬운 광주의 ‘일상 속 문화예술 향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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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아쉬운 광주의 ‘일상 속 문화예술 향유’
인식 바꿔 시민에 자긍심 줘야
  • 입력 : 2025. 02.25(화) 17:49
광주에서 세계적 거장의 작품을 선보이는 ‘블록버스터급 전시’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수도권에서 열린 대형 전시가 광주와 비슷한 인구 규모를 지닌 대전에서 개최를 앞두면서 공공미술관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문화예술 중심도시’라는 구호가 무색하다.

민선 8기 강기정 시장 출범 이후 광주는 ‘일상 속 문화예술 향유기반 조성’을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쉬운 점이 많다. 무엇보다 전시나 공연은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지역 경제와 문화, 사회 전반에 변화를 가져올 대형 행사는 찾아보기 어렵다. 시민이 문화를 향유할 기회도 제한적이다. 당장 최근 광주에서 열린 대형전시는 지난 2008년 광주시립미술관이 개최한 ‘루벤스, 바로크 걸작전’이 마지막이라고 한다. 무려 17년 동안 눈에 띄는 대형전시가 단 한차례도 없었다니 믿겨지지 않는다.

문화예술은 도시의 품격을 높이고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원동력이다. 도시의 경쟁력에도 도움을 준다. 지역에서 열리는 ‘블록버스터급 전시’는 또 도시의 인지도를 높여 투자 유치나 관광 산업 성장의 발판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광주시와 인구가 비슷한 대전시가 20억원의 예산을 마련해 ‘불멸의 화가 반 고흐’ 특별전을 개최하는 것도 문화적 다양성을 통해 도시의 브랜드를 높이려는 시도다. 비용과 시간을 들여 외국에 나가야 볼 수 있는 대형전시를 광주에서 편하게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지역 청소년에게 자긍심을 심어주는 의미 있는 투자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지만 문화예술을 위한 예산은 비용이 아니고 투자다. 이제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 ‘광주시립미술관의 전시가 예술성에 치중돼 일반 대중의 관심을 불러올 대형 전시를 개최하려는 적극성이 부족하다’는 지역의 목소리도 겸허히 들어야 한다. 관람객을 찾아보기 힘든 지금 광주 미술계의 현실은 그들만의 예술을 추구해 온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대형 전시 유치에 민간기업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한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