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일부 농경지의 영농 활동 등으로 습지보호지역의 생태계 훼손 우려 등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순천시는 환경훼손을 막기 위해 이들 농지를 사들이고 있다. 올해까지 사들인 농지는 해수 유통을 통해 습지로 복원하는 ‘역간척’에 나선다는 것이다. 순천시의 습지 복원 노력은 갯벌 등의 경제적 가치가 얼마나 큰지 깨달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경제발전이라는 미명 아래 1960년부터 바다·하천·호수 등을 매립해 왔다. 경제성장 속도만큼 매립면적도 꾸준히 늘었다. 2023년 7월 기준 전국 공유수면 매립지는 총 3억 974만㎡로 대략 함평군 크기 정도라고 한다.
한반도 지도가 바뀔 만큼의 면적이다. 하지만 매립으로 수많은 생명이 꿈틀 대던 공간은 죽음의 땅으로 변했다. 무분별한 매립은 소중한 것 들을 잃게 했다. 매립으로 해수면이 상승하고 해안 침식이 가속화했고, 갯벌 생태계 파괴와 어획량 감소, 대기오염 악화의 주범이 됐다. 갯벌은 생명의 터전이다. 어민들에겐 생업을 위한 공간으로 한 해 갯벌 내 어획량만 3조원의 가치가 있다고 한다.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저장창고이며 정화 기능도 갖췄다. 습지는 그 자체만으로 관광자원이기도 하다. 이제라도 습지를 보존해야 한다는 인식 변화가 반갑다.
순천시가 습지 복원을 위해 행동에 나선 건 미래를 위한 투자다. 기후 위기가 날로 심화되고 있다. 이산화탄소 감축을 위해 전 세계가 행동에 나서야 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이다. 습지를 보전하는 것은 단순히 자연을 아끼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으며,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는 소중한 자원이다. 기후 위기에 맞서는 중요한 일이기도 하다. 순천의 사례처럼 우리 모두가 습지 보존을 위해 행동에 나서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