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마친 뒤 박수 치는 야당 의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 대표는 이날 연설 도중 “특별한 필요 때문에 불가피하게 특정 영역의 노동시간을 유연화하더라도, 총 노동시간 연장이나 노동 대가 회피 수단이 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반도체 특별법에 ‘주 52시간 근로 제한 예외 조항’을 넣자는 여당의 주장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에 “(주 52시간제에 대한) 진심은 뭔가”, “고용의 유연화가 필요하다”며 따져 물었다.
국민의힘은 최근 이 대표가 반도체 52시간제 예외문제에 대해 기업 측 요구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냈다가, 다시 반도체특별법에서 이 문제는 다루지 않는 쪽으로 무게를 두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여당 의원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이 대표는 잠시 연설을 중단하고 “잠깐만 기다려라. 품격을 지키라”고 대응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 노동시간(1천752시간)을 들며 “유연화를 하더라도 총 노동시간을 늘리자는 소리를 누가 하나”라며 “첨단기술 분야에서 장시간 노동, 노동 착취로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은 형용모순”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제안했을 때 여당 의원들은 야유를, 야당 의원들은 박수를 쏟아냈다.
국민의힘 쪽에서는 “자살골이다”, “법인카드 쓴 것부터 토해내라”, “불체포특권 포기는 어떤가” 등 비꼬는 목소리도 나왔다.
여기에 민주당 의원들이 날 선 반응을 보이며 장내가 소란스러워지자, 이 대표는 “방해하지 않으면 더 빨리할 것이다. 초등학교 학생들도 와서 보고 있다고 하지 않나”고 말했다.
이 대표의 이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서로를 인정하고, 긍정적으로 사고하고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가자”는 말과 함께 약 44분 만에 마무리됐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연설을 마친 이 대표를 향해 기립박수를 보냈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침묵과 함께 퇴장했다.
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