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가 지난해 ‘ACC 5월 레퍼토리’ 공연으로 재창작해 선보인 ‘나는 광주에 없었다’. ACC 제공 |
ACC 창·제작 공연 ‘남편 없는 부두’. ACC 제공 |
21일 ACC에 따르면 지난 9년간 선보인 1910건의 콘텐츠 중 66%인 1255건을 직접 창·제작했다. 실제 랩 프로젝트 수행과 국제 레지던시 운영, 융복합 콘텐츠 전시관의 상설 운영 등이 창·제작 기반 확대의 동력이 돼 다양한 실험적 전시와 공연들이 ACC를 대표하는 콘텐츠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ACC의 이 같은 성과는 관람객 수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융복합콘텐츠 전시 ‘디어 바바뇨냐-해항 도시 속 혼합문화’와 ‘이음지음’이 개관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각각 20만 관람객 수를 넘어섰고 다음달 16일까지 진행되는 ‘ACC 미래상 2024: 김아영’ 전시는 누적 관람객 8만명을 돌파하며 주목받고 있다.
‘오월어머니의 노래’. ACC 제공 |
블랙박스 극장도 ACC가 지역의 랜드마크로 우뚝 서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ACC는 국내 최대 규모의 블랙박스 극장 공간을 새롭게 해석한 다양한 형태의 실험적인 공연을 창·제작해 선보였다.
더불어 민주·인권·평화 가치 확산을 위한 노력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5·18민주화운동 최후 항쟁지인 옛 전남도청을 포함해 설립된 ACC는 지역의 문화예술가와 협력해 5·18민주화운동 희생자 및 가족의 사연을 담은 ‘오월어머니의 노래’ 공연을 제작해 무대에 올렸다. ‘오월어머니의 노래’의 사연 중 하나인 故 문재학 군의 사연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의 모티브가 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외에도 5·18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레퍼토리 공연 ‘시간을 칠하는 사람’, ‘나는 광주에 없었다’ 등을 통해 광주의 아픔을 예술로 승화시키고 있으며 ‘오월 이야기 퍼즐’, ‘가슴에 묻은 오월 이야기’로 시민들과 학생들에게 오월 정신을 이해하는 간접 경험을 지속 제공하고 있다.
ACC의 대표 융복합 콘텐츠 축제인 ‘ACT 페스티벌’. ACC 제공 |
ACC는 융복합 창·제작 발전소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문화예술과 디지털 기술이 결합된 다양한 형태의 융복합예술 연구도 추진하고 있다. 레지던시 프로그램과 창·제작 스튜디오 및 융복합 연구개발 실험실(Lab) 등을 운영하며 각종 국제 전시에 초대받아 그 성과를 인정받았다.
또 지난해 9회째를 맞은 ACC의 대표 축제인 ‘ACT(Arts & Creative Technology) 페스티벌’에는 국내외 미디어아트의 거장은 물론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이 거쳐 갔다.
ACC의 교류협력 성과도 두드러진다.
ACC는 현재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서아시아, 남아시아 등 크게 4개 권역으로 나눠 교류협력 사업을 진행 중이다. 동남아시아 권역은 ‘아시아전통음악위원회’를 통해 전통음악, 차세대음악, 전통공예 등의 분야에서 교류협력을 하고 있으며 중앙아시아는 ‘아시아스토리텔링위원회’를 통해 그림책 및 문학 분야를 위주로 교류하고 있다.
남아시아는 ‘아시아무용위원회’를 구축해 전통무용 장르에서 활발한 교류활동을 펼치며 서아시아는 시각예술 및 디자인 장르를 위주로 교류 사업을 진행 중이다.
아시아문화자원 보존과 아시아 개도국의 문화 역량 강화를 지원하기 위해 문화 분야의 공적개발원조(ODA)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의 미얀마(2018~2021), 라오스(2022~2025)를 비롯해 중앙아시아의 키르기스스탄(2022~2025) 등 문화자원관리시스템 구축 및 직원 역량 강화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몽골, 필리핀, 스리랑카까지 수혜국 및 수혜권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해 열린 ‘봄의 선언’ 사전 심포지엄 현장. ACC 제공 |
10주년을 맞아 다채로운 전시와 공연이 마련된다.
아시아 연출가 3인의 문화 해석이 담긴 옴니버스식 연극 ‘아시아 연출가 3부작: Remapping Asia’, 미디어 판소리극 홍보가 ‘제비노정기’ 등은 ACC의 고도화된 문화기술과 인프라를 활용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연들로 기대를 모은다.
이 외에도 광주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 작가의 ‘지역작가 전시’와 ‘The Next Steppe, 초원의 바람’ 전시 등을 계획하고 있고 자본세 담론을 예술적 실천 방식으로 탐구하는 대규모 특별 상설전시 ‘봄의 선언’, 분야별 전문가 및 석학들을 초청해 진행하는 ‘ACC 개관 10주년 기념 국제학술행사’가 마련된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ACC재단)에서는 ACC 개관 10주년을 기념해 오는 5월 2~4일 예술극장 극장1에서 서커스, 무용, 음악이 어우러진 해외 우수 초청 공연 ‘더 펄스(The Pulse)’를 무대에 올린다. 오는 10월에는 ACC 개관 10주년 기념 야외 공연이 펼쳐지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무대와 객석, 아티스트와 관객의 경계를 허무는 예술을 실현할 계획이다.
이강현 ACC 전당장은 “올해 개관 10주년을 맞은 ACC는 더 크고 넓은 비전으로 새로운 10년을 향해 나갈 것”이라며 “아시아와 세계를 잇는 허브 역할을 지속하며 다양한 문화적 경험을 통해 더욱 풍성하고 다채로운 미래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