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광주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광주지역 47개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2025년 1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지난 분기(85)와 동일한 ‘85’로, 경기 악화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겨울방학 및 명절 특수, 기준금리 인하 기조 등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대내외 정세 불안, 고물가에 따른 민간소비 침체와 더불어 채널 간 경쟁까지 심화되면서 체감경기가 10분기 연속 기준치(100)를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 : Retail Business Survey Index)란 유통업체들의 현장 체감경기를 수치화한 것으로, 지수가 100을 넘으면 다음 분기 경기가 이번 분기에 비해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음을 의미하며, 100 미만이면 그 반대임을 뜻한다.
이번 분기 경영활동 시 예상되는 애로사항으로는 가장 많은 업체가 인건비, 금융, 물류비, 전기 등 ‘비용 부담 증가(63.8%)’를 꼽았으며, 이어 ‘수익성 악화(10.6%)’,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8.5%)’, ‘시장경쟁 심화(8.5%)’, ‘유통 규제(4.3%)’, ‘미 행정부 정책 불확실성(4.3%)’ 등으로 나타났다.
업태별로는 대형마트·백화점은 전분기와 비슷할 것으로, 편의점·슈퍼마켓은 모두 경기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형마트(100)는 명절 특수에 대한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대형마트 업황 저하 지속 및 이커머스 등 타 채널들로의 식품 수요 이전 등으로 인해 기준치(100)를 상회하지 못했으며, 백화점(100) 또한 명품수요 성장 둔화 및 패션 용품의 온라인 수요 확대 등으로 체감경기가 크게 회복되지 못하면서 전분기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편의점(76)은 근거리, 소량구매 수요 증가 등에도 불구하고 소비침체 장기화 및 업체 간 경쟁 심화 등으로, 슈퍼마켓(73) 역시 고물가로 인한 절약 소비 확산, 업태 성장 둔화 등으로 악화 국면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국내 소비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요인에 대해서는 72.3%가 ‘소비심리 회복 지연’이라고 답했으며, 인건비, 금융, 물류비, 전기요금 등 ‘비용 부담 증가(53.2%)’, ‘트럼프 정부 정책 불확실성(23.4%)’,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19.1%)’, ‘시장 경쟁 심화(17.0%)’, ‘중국 전자상거래의 국내시장 영향력 확대(8.5%)’ 등을 우려 요인으로 꼽았다.
조사 시점(2024년 12월)의 계엄 및 탄핵 소추가 국내 유통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가장 많은 업체들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57.1%)’이라고 답했으며, 이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22.9%)’, ‘영향이 없을 것(20.0%)’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트럼프 2기 정책이 국내 유통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응답업체들의 78.7%가 ‘부정적일 것’이라고 답했으며, 나머지 21.3%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2기 정책이 국내 유통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한 이유로는 가장 많은 업체들이 ‘미국 보호무역 정책에 따른 수출 둔화(35.1%)’를 꼽았으며, 이외에도 ‘미국 우선주의에 따른 국내 주식시장 등 하락(32.4%)’, ‘환율상승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24.3%)’, ‘한-미 FTA 재협상 가능성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21.6%)’, ‘미국 보호무역 정책에 따른 세계 경제 침체(18.9%)’ 등이 그 이유인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상공회의소 관계자는 “내수부진 및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는 와중에 경기 불확실성까지 심화되면서 지역 소매유통업체들의 어려움은 더욱더 가중되고 있다”며 “움츠러든 소비심리를 개선시키기 위한 대규모 프로모션 등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과 즉각적인 시행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최권범 기자 kwonbeom.choi@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