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는 공사 중 외벽이 무너져 근로자 7명이 다치거나 사망한 두번 다시 있어서는 안될 후진국형 참사였다. 해체와 재시공까지의 과정도 험난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붕괴 사고 4개월 여 만인 지난 2022년 8개 동 모두를 철거하고 새롭게 짓겠다고 밝힌 이후 계획 검토와 관련 인허가 절차를 거치면서 일부 구조물은 그대로 두고 지상 주거층만 철거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입주예정자들의 반발로 전면 철거 후 재시공으로 공법이 변경됐고 이후 공기 지연과 공사비 인상 등을 우려한 입주예정자들이 입장을 바꾸면서 상가층을 그대로 둔 채 주거층만 지어 올리기로 최종 결정했다.
현산은 주거층 해체 완료 후 상가층 등 남아있는 일부 구조물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을 진행, 1·2단지 모두 구조안정성에서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한다. 재시공 과정에서도 레미콘 품질과 콘크리트 강도 등에 대한 문제를 원천 차단할 수 있도록 물적·인적 비용을 투입해 철저하게 관리하겠다는 약속도 지역민에게 내놨다. 완공을 앞둔 건물을 모두 허물어뜨린 뒤 다시 짓는 어처구니없는 사고를 낸 현산으로서는 당연한 결정이다. 비용을 떠나 입주민은 물론이고 지역민과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도 최소한의 절차다.
이제 시작이다. 사상 유례 없는 해체 공사는 무사히 끝났지만 재시공이라는 더 큰 난제는 지금부터 출발이다. 현산은 반세기 가까이 쌓아온 주택 명가의 위상을 이번 화정아이파크 재시공을 통해 되찾아야 한다. 무엇보다 빈틈 없고 철저한 재시공으로 지역민과 국민이 입은 충격과 상처를 치유해 줘야 한다. 안전과 신뢰는 아무리 강조해도 과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