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체제의 붕괴는 지난 14일 탄핵안 가결 후 친한계로 불리는 장동혁·진종오, 친윤계 김민전·인요한·김재원 등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모두 사퇴하면서 기정사실화됐다. 그 과정에서 탄핵을 반대했던 친윤계 의원들은 탄핵에 찬성한 의원들을 비난하는 것도 부족해 막말을 내뱉으며 조롱도 서슴치 않았다. 의원 총회에서 ‘한 명씩 일어나 가부나 기권을 다 얘기하자는 제안이 나왔다’는 얘기에는 국민의힘이 과연 민주적 정당인지 의심이 갈 정도다. 스스로 자중하고 반성해도 부족할 상황에서 오직 당의 주도권과 자신들의 기득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한심한 작태다.
그동안 국민의힘이 국민에게 안긴 실망감은 크다. 경제가 추락하고 국가의 안위마저 위협받던 상황에서도 국민의힘은 집권 여당의 책무를 저버리고 분열과 독선으로 국민을 양분시켰다. 계엄과 탄핵으로 나라가 혼돈에 빠진 상황에서도 사태를 수습하려 하기 보다 어떻게 하면 집권을 연장하고 기득권을 유지할 것인지에만 골몰했다. 계파간 이견도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한 대표 취임 이후 강조했던 당정간 소통과 계파간 화합도 말 뿐이었다. 독선과 아집으로 국민적 공분도 자초했다.
집권 여당의 존재가치는 무엇보다 책임감에서 찾아야 한다. 국민의힘은 이번 한 대표의 사퇴를 계기로 전면적인 혁신에 나서야 한다. 계엄사태에서 보여줬던 반민주적 행태와 안일한 인식을 버리는 것이 첫 번째 과제다. 민심을 외면하고 지금처럼 권력과 기득권 지키기에 급급해서는 국민의힘의 미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