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훈 한국산업인력공단 전남서부지사장 |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전남도내 18개 시·군이 지방소멸 위기에 처해 있으며, 그 중 전남 서남권의 8개 시·군이 소멸 위기 시·군에 포함돼 있을 정도로 이 지역의 인구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이는 우리나라 전반에 걸친 저출산, 고령화로 야기된 문제이기도 하지만, 특히 타 지역에 비해 부족한 산업시설과 젊은 청년이 정주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가 매우 부족한데 따른 것이다.
이처럼 지역의 고질적인 인력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원화된 접근법이 필요하다. 첫째, 내국인 경제활동인구 감소에 대비해 외국인 근로자의 의존도를 높일수밖에 없다. 둘째, 지역 특화된 경쟁력있는 산업분야를 개발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근래들어 조선업종의 활황으로 영암군과 해남군은 E-9 비전문외국인근로자의 고용율이 그 어느 지역보다도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이 지역은 법무부로부터 지역 특화형 비자 시범사업을 통해 D-2, D-10 유학생을 대상으로 외국인 근로자의 정주를 지원해 해지역 인구소멸에 대비하고 있다. E-9 비전문외국인근로자는 자국에서 특정한 기술능력 없이 한국산업인력공단의 한국어시험에 합격해 국내에 취업하므로 E-7 전문외국인근로자 보다는 숙련 기능이 떨어지고, 한국어도 다소 서툴기 때문에 이들에게는 입국 후 특화된 훈련이 필요하다. 현재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는 2023년부터 외국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조선업 분야에 E-9 특화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교육 내용은 도장, 용접, 산업안전 교육 등 필수적 기술훈련과 해당 산업 장기근속 지원을 위한 언어, 문화 등의 교육이며 올해부터는 제조업, 건설업 등 7개 업종에도 E-9 특화 훈련을 본격적으로 확대 시행하고 있다.
또 지난 11월 18일 이 지역 국립목포해양대학교에 스마트항만 및 물류 분야를 기반으로 산업전환공동훈련센터가 문을 열었다. 목포 지역은 목포신항만을 비롯해 여수광양항 등과 연계해 항만물류산업의 주요 요충지이다. 지역의 강점을 잘 살려 ESG경영의 주요이슈인 저탄소·친환경이라는 산업패러다임에 발맞춰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는 교육과정 개발과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5년간 28억원의 예산을 산업전환공동훈련센터에 지원할 예정이다. 교육내용은 항만하역 자동화 전환, 저탄소·친환경 항만하역 운영과정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스마트 항만 및 물류현장에서 필요한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그 핵심이다. 향후 목포신항만(주), 여수광양항만공사, 목포항만물류협회 등 지역 약 40개 주요 항만 물류기관 및 기업들과 업무협약을 맺고 저탄소 친환경기반의 산업전환을 선도해 이 지역에 부족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인구절벽, 지방소멸의 시대에 지역사회의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드는 일은 매우 어렵고 힘든과제이다. E-9 특화훈련, 산업전환공동훈련센터가 젊은 청년이 지역에 정주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잘 숙련된 외국인근로자가 부족한 노동력을 제공할 수 있도록 인구소멸에 대비한 현명한 해결책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