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체포>尹대통령 체포…"멈췄던 민주주의 시계 다시 움직여"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광주시
윤 대통령 체포>尹대통령 체포…"멈췄던 민주주의 시계 다시 움직여"
헌정 사상 최초…계엄 선포 43일만
공수처 조사에 尹 진술거부권 행사
영장 집행에 “국민이 이겼다” 환호
“법치주의에 도전한 결과 보여줘야”
  • 입력 : 2025. 01.15(수) 18:38
  • 노병하·정성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차 체포영장 집행이 진행된 15일 오전 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들어가고 있다. 공동취재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됐다. 대한민국 헌정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체포다. 시민들은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며 민주주의 회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 등으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는 내란 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을 체포했다. 시간은 오전 10시33분이다. 윤 대통령은 체포영장이 집행되자 곧바로 대통령 경호처 차량에 올랐고 오전 10시51분께 공수처가 있는 정부과천종합청사 정문에 진입했다. 윤 대통령은 공수처 정문에서 내릴 것으로 추정됐지만, 검은색 경호 차량 7대와 흰색 미니 버스 2대는 곧바로 후문으로 향했다. 차량은 불투명한 가림막 안으로 들어가 멈춰 섰고, 윤 대통령이 이내 청사 내로 들어서면서 옆모습이 짧은 시간 노출됐다.

공수처에서의 조사는 오전, 오후 계속 이어졌으나 윤 대통령은 시종일관 진술거부권을 행사했으며 이후 서울구치소로 이송됐다.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을 선포한지 43일만이자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첫 현직 대통령의 체포는 이렇게 막을 내렸다.

이날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진행된 체포 촉구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윤 대통령 체포 사실이 알려진 순간 일제히 기쁨의 환호성을 내질렀다. 경찰과 공수처를 향해 “감사하다”고 박수를 치기도 했다. 집회 장소에 설치된 가설무대에서는 윤 대통령 체포 직후부터 ‘좋지 아니한가’, ‘다시 만난 세계’ 등의 음악이 흘러나왔고 집회 참가자들은 함박 웃음을 지으며 기쁨을 만끽했다. 전국 각지에서도 ‘이제는 구속 수사’라는 내용의 성명이 앞다퉈 발표됐다.

TV를 통해 체포 속보를 접한 지역민들도 “국민이 이겼다”면서 환한 웃음을 지었다.

회사원 정성준(52)씨는 “지난해 12월부터 멈췄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시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면서 “누구도 법 위에 설 수 없으며, 그 어떤 권력자도 국민을 배신한 처벌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명확히 증명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부 김주현(43)씨도 “새해가 됐음에도 희망찬 분위기가 아니었다. 계엄과 탄핵, 항공기 추락 때문”이라면서 “1월이 아닌 13월 같았는데, 비로소 오늘에서야 1월 같아졌다”고 답했다.

자영업자 강민규(56)씨는 “어떻게 버텼는지 기억도 안날 정도로 지난 몇달간 암담했고 지금도 여전히 힘들다”면서도 “이제 다시 대한민국에도 활기가 돌지 않을까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많은 시민들은 SNS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기쁨을 표출했다. 공통점은 ‘추락했던 국격이 이제부터 바로 서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담았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일상의 정상화에 대한 갈망이 매우 컸다.

신수정 광주시의회 의장은 “씻을 수 없는 상처와 충격으로 얼룩진 민생경제·민주주의 회복을 최우선으로, 의회는 시민들께 소중한 일상을 되돌려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병근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체포과정에서 보였던 것처럼 윤 대통령이 절차적 정당성을 따지는 등 순순히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내란죄에 대한 수사를 철저히 해서 시민들이 일군 ‘일상의 염원’이 꼭 이뤄지길 바란다. 이제 사법부·법치주의에 대한 도전의 결과를 여실히 보여줘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노병하·정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