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타이거즈 최형우가 지난 10월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라이온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한국시리즈 5차전 2-5로 뒤진 5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추격 솔로포를 터트린 뒤 기뻐하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
평균 기록을 보면 화려한 활약은 아니었지만 올 시즌에도 KIA타이거즈의 승부처에서는 언제나 최형우의 존재감이 발휘됐다. 그렇게 그의 별명은 ‘불혹의 해결사’가 됐다.
최형우는 올해 정규시즌 116경기를 소화하며 타율 0.280(425타수 119안타), 22홈런, 1도루, 109타점, 67득점을 기록했다. 장타율은 0.499, 출루율은 0.361이었다.
지난해 정규시즌 121경기에서 타율 0.302(431타수 130안타), 17홈런, 81타점, 64득점을 올렸던 것과 비교하면 타율에서는 감소한 수치를 보였지만 홈런과 타점, 득점은 모두 증가했다.
최형우가 생산한 109타점은 김도영과 함께 KIA에서 가장 많았고, 22홈런은 김도영(38홈런)과 소크라테스 브리토(26홈런)에 이어 세 번째였다. 40대의 나이에도 녹슬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활약이었다.
특히 최형우는 승부처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그는 4월9일부터 6월6일까지 선두를 질주하던 KIA가 잠시 2위로 내려와 있던 6월12일 문학 SSG전에서 정상 재탈환의 중심에 섰다.
최형우는 이날 경기 0-5로 뒤진 5회초 2사 만루에서 2타점 적시타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고, 5-5로 맞선 6회초 2사 1·2루에서는 역전 적시타를 때렸다. 이어 9-5로 앞선 7회초 2사 2·3루에서는 쐐기포를 터트리며 12년 만에 6타점 경기를 펼쳤고, KIA는 다시 선두로 올라섰다.
또 6월14일 수원 KT전에서는 0-0으로 맞선 1회초 2사 1루에서 선제 투런포를 터트렸고, 4-0으로 앞선 2회초 1사 만루에서는 싹쓸이 2루타를 때린 뒤 8-0으로 앞선 3회초 2사 1·2루에서는 적시타를 때리며 이틀 만에 다시 6타점 경기를 만들어냈다.
독주 체제 구축에도 최형우의 역할이 있었다. 2위 LG가 3.5경기 차로 추격한 상황에서 잠실 3연전을 떠난 가운데 첫 맞대결이었던 7월9일 경기에서 1-0으로 앞선 1회초 1사 2루에서 적시타를 때렸다.
이어 5-2로 앞선 1사 만루에서는 우월 홈런으로 그랜드슬램을 장식하며 싹쓸이 승리의 발판을 놨고, LG와 격차를 6.5경기로 벌렸다. 이 만루홈런은 KBO 리그 국내 선수 중 역대 최고령 기록이 되기도 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투혼이 빛났다. 1차전에서 3타수 무안타로 침묵한 최형우는 2차전에서는 1-0으로 앞선 1회말 1사 3루에서 적시타를 만들어낸 뒤 김선빈의 적시 2루타에 홈을 밟았고, 6-1로 앞선 5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2루타를 날리며 기회를 창출한 뒤 김선빈의 희생 플라이에 득점을 추가했다.
이어 3차전에서 0-2로 뒤진 6회초 2사 2루에서 적시타를 때리며 추격점을 만들었고, 4차전에서는 허리 통증으로 결장했으나 5차전에 전력에 복귀해 1-5로 뒤진 3회말 1사 1·3루에서 추격 적시타를 만든 뒤 2-5로 뒤진 5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추격 솔로포까지 터트리며 역전승의 발판을 놨다.
최형우는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선수 인생이 끝나기 전 우승을 한 번 더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마지막 한국시리즈가 될 수도 있기에 뭐라도 해보고 싶었다. 5차전을 하면서 허리 상태가 다시 안 좋아져서 6차전을 못 뛸 것 같다고 했는데 우승을 확정 지으면서 다 없던 일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선수 인생의 마지막 우승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내년에 더 열심히 해서 다시 우승을 하겠다”며 “선수 인생을 잘 마무리하고 있는 것 같다. 한 해 동안 함께 고생해 준 후배들도 정말 대견하고 멋지다”고 덧붙였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