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경법상 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전청조가 지난 10일 서울 송파구 송파경찰서에서 서울동부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뉴시스 |
21일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백강진·김선희·이인수)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공문서위조 및 위조공문서행사,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 혐의로 기소된 전씨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또 남씨에게 선물한 벤틀리 몰수와 피해자에게 11억3000여만원 배상, 40시간의 아동학대 방지 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에서 별도로 심리한 사기 혐의와 아동학대 혐의를 이날 항소심에서는 병합해 심리했다.
재판부는 “전청조는 이 사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며 출소 후 사회인으로 거듭나겠다고 하고 가족들도 보증하겠다며 2억7000여만원을 피해자들에게 송금했으나 이는 투자 과정에서 더 많은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것으로 유리한 정상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속적으로 사기범행을 저질러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가석방으로 석방되자마자 혼인을 빙자해 사기를 저지르고, 여성임에도 필요에 따라 남성으로 가장해 유명인과 사귀며 유명 오너의 혼외자라거나 주민등록증을 위조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원심의 형이 과중하다는 전씨 변호인 주장에 대해서도 상상적 경합으로 양형기준을 적용할 사정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일반 투자 사기와 달리 유명인 사칭, 허위 경호 인력 동원, 성별 가장, 자발적 언론 노출 등 일반인의 상식에서 크게 벗어나 많은 피해자를 양산했으며 다수의 동종범죄 전력과 높은 재범 위험성, 모방 범행 발생 방지를 위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다만 재판부는 전씨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점, 수사에 협조한 점, 반성문을 다수 제출한 점 등을 감경 사유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전씨의 범행을 도운 경호실장 이모(27)씨는 1심보다 무거운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전씨와 이씨는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국내 유명 기업의 숨겨진 후계자와 경호실장 행세를 하며 해외 비상장주식 투자금 등의 명목으로 피해자 22명으로부터 약 27억2000만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다.
특히 전씨는 지난 2022년 4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같은 수법으로 피해자 5명에게서 약 3억5800만원을 편취해 합계 피해액이 30억7800만원에 달한다.
이어 범행을 저지르는 과정에서 주민번호 뒷자리가 1로 시작되고 본인의 사진을 붙인 남성 주민등록증을 위조한 후 피해자들에게 제시한 공문서위조 및 위조공문서행사 혐의와 후계자 행세를 한 회사 대표이사 명의로 된 용역계약서를 위조해 피해자들에게 보여준 혐의도 받는다.
전씨는 지난해 8월 남씨의 중학생 조카 A군을 어린이 골프채로 10여차례 때리고 A군이 남씨에게 용돈을 요구하자 ‘주변에 친구가 없게 하겠다’ 등 메시지를 보내 협박한 혐의도 추가로 적용됐다.
이씨는 전씨의 경호원 역할을 하며 고급 주거지와 외제 차량을 빌리는 데 명의를 제공하고 사기 범죄 수익을 관리, 일부를 나눠 가진 혐의를 받는다.
앞서 1심은 사기 등 혐의로 전씨에게 징역 12년, 조카 폭행 혐의로 징역 4년을 각각 별도로 선고했다. 이씨는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