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자전거 도로 부족… 일상 속 이용 불편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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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광주 자전거 도로 부족… 일상 속 이용 불편 여전
자전거도로 669㎞ 중 전용로 123㎞
차도·보행로 모두 방해·위협요소
공영자전거 ‘타랑께’ 정착 안돼
‘탄소중립도시’ 실현 갈 길 멀어
  • 입력 : 2024. 07.22(월) 18:34
  • 정상아 기자 sanga.jeong@jnilbo.com
22일 광주 동구 문화전당역 인근 도로에서 자전거 이용자가 역주행을 하고 있다. 정상아 기자
광주시가 민선 8기 후반기 시작과 함께 대·자·보(대중교통·자전거·보행) 도시 전환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대중교통과 자전거 보행 중심의 교통체계로 전환해 광주를 탄소중립 도시로 탈바꿈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녹색교통인 자전거 생활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시민들은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광주에는 인근 하천변 주변에만 자전거 도로가 마련된 탓에 도심에서 출퇴근 등의 용도로 생활화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2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광주시 자전거 도로는 669.4㎞로 집계됐다.

다만 이중 자전거 전용 도로는 123.57㎞로 전체 중 약 18%다. 실상 자전거 이용자들은 보행로와 차도를 빌려 쓰는 신세인 셈이다.

현행법상 자전거 전용 도로가 없을 시 우측 차선을 이용해 주행해야 한다. 보행자, 운전자와 함께 도로를 이용해야 하는 처지 탓에 자전거 이용자들은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이에 시민들은 출퇴근용, 장을 보러 가는 용도 등 실생활에 자전거를 이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도심 속 자전거 도로는 전무하며 자전거 겸용 도로는 분절·단절된 경우가 많고 주정차와 시설물로 가로막혀있어 안전을 위협받기 때문이다.

광주 동구 주민 70대 김모씨는 “은행이나 마트를 갈 때 간혹 자전거를 타고 집을 나선다. 자전거 전용 도로가 어디 있는지 몰라 차도나 보행로를 이용해 다니고 있다”며 “차도로 가면 운전자들이 위험하다고 뭐라 하고 보행로로 가자니 보행자들을 피해 다니느라 힘들다. 어디로 다녀야 할지 모르겠다”고 난감해했다.

대학생 박모(22)씨는 “학교나 아르바이트를 갈 때 걸어가기엔 거리가 애매해 자전거를 타고 다니고 싶지만 자전거를 탈 수 있는 도로가 없다”며 “도시철도 2호선 공사까지 겹쳐 안 그래도 위험한데 겸용 도로를 이용하기에는 불편한 점이 많아 자전거 타기를 포기하게 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광주 공공자전거 ‘타랑께’도 인프라 문제로 이용률이 크게 늘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광주시는 공공자전거 ‘타랑께’의 문제점을 개선해 지난 4월부터 다시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지난해 6월 운영을 전격 중단한 지 9개월 만이다.

그동안 타랑께는 저렴한 요금에도 불구, 서구 상무지구에서만 이용할 수 있어 시민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이에 광주시는 이번 시범운영 기간에 상무지구 일원에서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까지 범위를 넓혀 접근성을 개선했다.

타랑께 자전거는 총 350대, 주차장은 102개소로 확대 마련됐지만 회원가입 수는 4월 3614건에서 5월 2998건, 6월 2400건으로 크게 늘지 않았다.

또 타랑께 생활형 자전거는 도입된 취지와 달리 자전거 전용 도로가 있는 광주천변 일원에서만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들이 원하는 장소에 편하게 반납할 수 있는 민간 자전거 대여 업체와 달리 반납 장소가 한정되고 생활 반경과 먼 곳에 있기 때문이다.

박필순 광주시의원은 “자전거를 탈 수 없을 정도로 인프라 마련이 부족하다”며 “겸용도로로 된 곳들은 울퉁불퉁한 보도블록이나 보행자와 부딪히는 경우가 많아 보행자와 분리할 수 있는 자전거 전용도로를 늘리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박 의원은 “이용자들이 필요로 하는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기본 조사부터 실시해야 한다”며 “자전거 이용자 수를 파악할 수 있는 이용자 등록제를 마련해 자전거 등록부터 이용까지 관리·지원하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자전거가 레저용을 넘어 일상생활에서 생활화가 될 수 있도록 광주시에 적합한 자전거 이용 활성화 시책을 도로과와 함께 논의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정상아 기자 sanga.je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