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FC 가브리엘 티그랑이 지난 10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강원FC와 하나은행 K리그1 2라운드 홈경기에서 후반 28분 결승골을 터트린 뒤 호랑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광주FC 제공

“어렸을 때부터 포르투갈어로 큰 호랑이를 뜻하는 ‘찌그렁’이 제 별명이었죠. 7~8살 때부터 호랑이의 포효를 세리머니로 해왔어요. 광주축구전용구장의 분위기가 너무 좋은 만큼 홈 팬들과 더 많이 호흡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한국 무대 연착륙에 성공한 광주FC 공격수 가브리엘 티그랑(22·Gabriel Henrique de Souza de Oliveira)이 시즌 초반 자신의 활약에 만족감을 나타내면서 현재의 활약에 머무르지 않고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가브리엘은 지난 10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강원FC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2라운드 홈경기에서 4-2 역전승을 이끌었다. 가브리엘은 전반 24분 안혁주와 교체 투입된 뒤 후반 3분 절묘한 공간 침투로 동점골을 터트렸고, 후반 28분에는 정호연의 크로스를 머리로 마무리하며 결승골까지 만들어냈다.

가브리엘은 경기 후 수훈 선수 기자회견에서 “경기 초반 실점을 하며 힘든 상황이었지만 후반 이른 시간에 동점을 만들고 저희 플레이를 되찾았다”며 “상대 압박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우리 경기 흐름을 되찾은 것이 고무적이었다”고 말했다.

광주FC 가브리엘 티그랑(오른쪽)이 지난 10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강원FC와 하나은행 K리그1 2라운드 홈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7분 쐐기골을 터트린 최경록을 축하하고 있다. 광주FC 제공

가브리엘은 이날 경기에서 동점골과 결승골을 터트리며 맹활약했다. 개막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쐐기골을 터트렸는데 이번에는 82분을 뛰며 멀티골로 더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그는 “지난 서울전과 이번 강원전 모두 쉽지 않았다. 다음 포항전은 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어렸을 때부터 양발과 머리 모두 공격적인 훈련을 해왔다. 앞으로도 충실히 준비하겠다”고 포항전 각오를 밝혔다.

가브리엘은 결승골을 터트린 뒤 응원석 앞으로 달려가 팬들에게 세리머니를 선사하기도 했다. 양손을 들어 올려 호랑이 발톱 모양을 만든 뒤 포효하며 강력한 인상을 남기는 모습이었다.

그는 “팬들이 가까이에서 응원하거나 야유하는 분위기가 아주 좋다. 원정석에 다가가면 상대 응원과 야유가 들리지만 그런 분위기를 오히려 즐긴다”며 “날 호랑이로 불러줬으면 좋겠다. 어렸을 때부터 해온 세리머니를 앞으로도 팬들에게 선사하겠다”고 약속했다.

광주FC 가브리엘 티그랑이 지난 10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강원FC와 하나은행 K리그1 2라운드 홈경기에서 후반 3분 동점골을 터트린 뒤 포효하고 있다. 광주FC 제공

두 경기 연속 M.O.M.(Man Of the Match)에 선정된 가브리엘이지만 이정효 감독은 그를 채찍질하고 있다. 적당한 칭찬과 질책을 함께 가해야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

가브리엘은 “이정효 감독은 굉장히 좋은 사람이다. 경기와 훈련에서는 엄청난 요구를 하지만 지도자로서 당연한 것”이라며 “어린 나이에 이정효 감독을 만나게 된 나는 운이 좋은 선수다. 좋은 사람, 좋은 선수로서 크게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그는 현재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중인 빅톨과의 호흡도 기대했다. 가브리엘과 함께 올 시즌 광주 신입생인 빅톨은 팀의 경기 템포에 조금 더 적응이 필요한 상태로 3월 말에서 4월 초 사이 한국 무대에 첫 선을 보일 전망이다.

가브리엘은 “팀에 처음 왔을 때부터 빅톨이 많은 도움을 줬다. 나이가 있고 경험이 많은 만큼 조언을 잘 해줬다”며 “빅톨이 몸 상태를 잘 갖춰 경기에 투입된다면 같은 브라질 선수로서 서로 돕고 팀에도 큰 영향력이 있을 것이다. 좋은 조합을 보여주겠다”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