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사설>농업의 공익적 가치 이렇게 외면할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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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사설>농업의 공익적 가치 이렇게 외면할 텐가
농산물가격안정제 도입해야
  • 입력 : 2023. 12.05(화) 17:23
올해도 쌀값이 폭락해 쌀 재배 농민의 한숨이 깊다고 한다. 전남은 쌀뿐 아니라 양파와 마늘, 배추 등 주요 채소의 주산지다. 애써 키운 농작물은 해마다 가격이 떨어지고 있지만 농업 생산비는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농촌, 매년 가격 불안의 위험에 무방비로 놓인 농민들의 현실이 답답하다.

통계청 산지쌀값에 따르면 지난 달 15일 기준 쌀 80㎏당 가격은 19만 9280원, 25일 19만 8620원으로 계속 하향세를 기록하는 등 20만원선을 밑돌고 있다. 수확기 이후 산지쌀값은 지난 10월초 80㎏당 21만 7552원으로 가장 높았지만 지난달 19만 8620원으로 내려 앉으면서 한달 새 1만 8932원(8.7%)이 떨어졌다. 더욱이 올해 쌀 재배면적이 지난해 72만 7054㏊에서 70만8041㏊로 2.6% 감소하고, 생산량 또한 줄어든 상황에서 쌀값 하락을 막지 못한 것은 가슴 아픈 일이다.

1차 산업인 농업은 공익적 가치가 높은 반면 부가가치가 낮고 기후 등 외부의 환경변화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적정 수량을 생산해 적기에 제값을 받는다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농사가 안되면 그대로 손해를 보고, 풍년이 들어도 가격이 떨어져 제값을 받지 못하는 것이 농업의 현실이다. 지난 10년간 재배면적과 생산량을 지속적으로 줄여왔지만, 타 지역의 공급 과잉 여파에 가격 하락이 반복된다는 것도 농민을 힘들게 하는 요인이다. 정부 차원의 최저가격 보장제를 실시해 수급조절 기능을 강화시켜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농민의 바람은 당연하지만 단순하다. 농사를 지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면서 농촌에서 살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국회와 정부는 농산물 가격안정제를 하루 빨리 도입해 쌀을 포함해 양파, 마늘, 배추, 무 등 다른 농산물까지 범위를 확대해 농산물 최저가격을 보장해야 한다. 그것이 공익적 가치를 지키는 농업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다. ‘커피값, 과자값은 다 오르는데 쌀값만 폭락해 분통이 터진다’는 농민의 아우성을 허투루 들어서는 안될 일이다.